LG는 MVP와 인연을 맺지 못한 유일한 팀입니다. 작년 1군 무대에 처음 참가한 NC를 제외하면 나머지 7개 구단은 모두 페넌트레이스 MVP를 배출한 바 있으나 LG는 전신 MBC 청룡 시절을 포함해 페넌트레이스 MVP를 배출하지 못했습니다.
MVP는 기자단 투표를 통해 정규 시즌에서 가장 압도적인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수여됩니다. 투수 혹은 타자로서 중요 부문을 포함해 다관왕이 되는 것이 MVP의 1차 조건이지만 다관왕이 없을 경우 홈런왕이나 선발 투수 다승왕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LG에서 MVP를 배출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MVP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홈런왕을 창단 이래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외야 담장까지 가장 거리가 먼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LG는 거포를 좀처럼 키워내지 못했습니다. LG의 팀 컬러는 대대로 '소총 부대'에 가까웠습니다.
다승왕을 배출한 적은 있지만 MVP 수상으로 연결되지는 못했습니다. 1995년 20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LG 이상훈은 유력한 MVP 후보였습니다. 그러나 25홈런으로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며 첫 홈런왕을 차지한 OB 김상호에 MVP를 내줬습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1위를 질주하던 LG는 시즌 막판 1위를 OB에 빼앗긴 뒤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고 MVP마저 OB에 밀려 수상하지 못하는 불운의 연속을 경험했습니다.
1998년에도 비슷한 일이 재연되었습니다. 18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LG 김용수가 42홈런을 앞세워 홈런왕에 오르며 외국인 선수 최초로 MVP를 수상한 OB 우즈에 밀렸습니다. 1990년과 1994년 LG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시리즈 MVP를 차지한 김용수는 페넌트레이스 MVP와는 연을 잇지 못했습니다.
MVP를 배출한다는 의미는 리그 전체를 호령하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팀 성적에도 유리한 것은 물론입니다.
현재 LG의 팀 구성원을 보면 타 팀에 비해 MVP급 활약을 펼칠만한 선수가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의외의 선수가 치고 나와 압도적인 활약으로 MVP를 수상하는 경우도 없지 않았습니다.
지난 시즌 LG는 1,289,297명의 관중을 동원해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관중을 잠실구장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만일 LG에서 MVP급 활약을 펼치는 대스타가 나타날 경우 관중 흥행에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입니다.
LG는 1994년 우승 이후 20년만의 우승을 노리고 있습니다. 창단 이후 아직껏 배출하지 못한 MVP를 처음으로 배출하며 'MVP의 한'을 풀고 우승까지 차지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