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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감독의 한국 저평가에 홍명보 감독이 웃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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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예상 시나리오가 현실에서 그려지고 있다.

한국과 2014년 브라질월드컵 H조에서 대결을 펼치게 된 벨기에의 마르코 빌모츠 감독이 홍명보호의 전력을 저평가했다. 빌모츠 감독은 28일(이하 한국시각) 알제리 축구 전문지 '르 부튀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H조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적은 팀"이라며 "이는 한국과 첫 경기를 치르는 러시아의 일정이 매우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은 조별리그를 통과하려면 아주 힘든 싸움을 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벨기에는 한국, 러시아, 알제리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한국과 벨기에는 6월 27일 오전 5시 상파울루에서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반면 한국을 H조 최약체로 꼽은 빌모츠 감독은 러시아, 알제리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해서는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젊은 선수들이 매우 빠르고 전술적으로 잘 다져졌다"고 호평했다. 알제리 역시 "피지컬과 기술이 훌륭한 팀"이라고 후한 점수를 줬다. 빌모츠 감독은 이어 "러시아와 벨기에가 H조에서 강한 팀이지만 16강에서 포르투갈이나 가나를 만나려면 반드시 조 1위를 차지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빌모츠 감독의 독설은 홍 감독이 이미 예상했던 그림이다. 홍 감독은 지난해 말 열린 신년 인터뷰에서 'H조 16강 진출 예상팀'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우리가 16강에 올라간다면 가장 좋다. 나머지 한 팀은 아무나 올라가도 좋다." 이어 "해외팀 감독들이 '자기팀들이 올라간다. 한국이 떨어진다' 등 이런 저런 얘기를 할 것이다. 나는 그런 말들이 나오는 상황을 좋아한다. 나는 절대 상대를 자극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국에 대한 저평가가 오히려 홍명보호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에 대한 경계심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홍 감독이 '상대를 자극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도 말 대신 경기력으로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대응이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첫 월드컵을 지휘하는 홍 감독이지만 월드컵 경험은 누구보다 풍부하고 화려하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을 시작으로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4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았다. 2002년에는 4강 신화의 중심에 자리했다. 다양한 경험이 홍 감독에게 여유를 가져다줬다. 상대의 자극적인 발언에도 홍 감독이 미소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