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는 지난해 12월18일 KT와의 4대4 트레이드를 통해 높이를 강화했다. 외국인 선수 앤서니 리처드슨과 장재석, 김도수, 임종일 등 센터와 포워드를 대거 영입한 오리온스는 이후 8승6패를 기록하며 중위권의 강자로 떠올랐다. 기존 빅맨들인 리온 윌리엄스, 최진수와 함께 이들은 골밑을 단단하게 지키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면 전자랜드는 지난해에 비해 전력이 크게 약화돼 젊은 선수들 위주로 시즌을 꾸려가고 있다. 그러나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조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유도훈 감독의 짜맞춘듯 한 팀플레이를 선수들이 이해하고 잘 소화하고 있다. 전자랜드는 새해 들어 7승3패를 올리며 KT와 4위 싸움을 벌이는 강자가 됐다. 두 팀은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주전 선수중 부상자만 없다면 5할대 승률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두 팀이 29일 시즌 5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4라운드까지는 3승1패로 전자랜드가 앞섰지만, 전력이 한층 강화된 오리온스의 도전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였다. 경기는 예상대로 치열한 접전 양상이었다.
전반은 전자랜드가 33-32로 1점차 리드했다. 정영삼이 외곽포 중심으로 공격을 펼쳐나갔고, 리카르도 포웰이 7득점, 2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오리온스는 김동욱이 10득점, 4리바운드로 전반 맹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3쿼터 들어 장재석과 윌리엄스를 앞세워 전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3쿼터 시작하자마자 정영삼에게 3점포를 얻어맞은 오리온스는 장재석이 연속 4득점을 올리며 36-36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어 리처드슨이 속공 과정에서 2점을 올렸고, 이현민의 어시스트를 받은 장재석이 앨리웁슛을 성공시키며 40-37로 전세를 뒤집었다. 리처드슨이 3쿼터 3분38초에 파울트러블에 걸리자 대신 나온 윌리엄스도 위력적인 수비와 득점으로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전자랜드도 3쿼터 중반 이후 박성진의 3점슛 2개와 찰스 로드의 골밑슛 등을 앞세워 만만치 않은 추격전을 펼쳤다. 3쿼터까지 55-52로 오리온스의 근소한 리드.
결국 승부는 4쿼터 중반 이후 갈렸다. 쿼터 초반 최진수의 3점포로 분위기를 잡은 오리온스는 윌리엄스의 골밑슛과 자유투 성공으로 65-58로 점수차를 벌렸다. 이어 4쿼터 6분50초경 상대 포웰의 테크니컬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성공시킨 뒤 이어진 공격에서 김도수가 전자랜드의 지역방어를 뚫고 3점포를 꽂아넣어 69-60으로 도망갔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4쿼터 막판 오리온스 리처드슨이 5반칙 퇴장을 당한 직후 포웰의 과감한 골밑 돌파와 득점으로 경기 종료 36초를 남기고 69-71으로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마지막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해 결국 오리온스의 2점차 승리가 확정됐다.
오리온스가 4연승을 달리며 6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오리온스는 29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서 김동욱 최진수 장재석 등 토종 빅맨들의 맹활약을 기반 삼아 71대69로 승리했다. 최진수는 14득점 8리바운드, 김동욱은 15득점, 3리바운드, 윌리엄스는 10득점, 8리바운드로 승리를 이끌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