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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광고회사 워킹맘의 24시, 회사 배려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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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못하는 젊은이들이 부지기수다. 가까스로 바늘 구멍 같은 취업전선을 통과했다 할지라도 회사 내에서 넘어야 할 산들은 많다. 특히, 결혼과 출산을 앞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 여성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서울 강남의 온라인 광고플랫폼 기업 ㈜디엔에이소프트(리얼클릭, www.realclick.co.kr)에 근무하는 남미경(30)씨는 입사 4년차 주임이다. 그녀는 7개월 된 아들과 임신 8주째의 둘째를 가진 워킹맘이다. 회사 내에서도 가장 생산성이 높을 나이라 다른 회사 같았으면 안절부절 못했을 것이지만, 여느 회사와 다른 분위기가 남 주임을 한편으론 마음 놓이게 한다. 남주임의 회사 하루 일과를 따라가봤다.

▶ 오전 9시

유난히 아침 잠이 많아 매일 아침 전쟁을 치르는 남 주임은 서둘러 집 근처 시댁에 맡기고,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도착했다.

오늘은 어떤 먹을 것이 준비 됐을까.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해 365일 아침 식사 대용인 빵과 음료, 과자를 제공한다. 메뉴는 매일 매일 달라진다. 광고주와 매체사를 담당하는 직원들에게는 숙취해소제와 자양 강장제가 특별히 제공된다. 간단히 직원들과 수다도 떨고, 업무 얘기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간식은 언제나 냉장고와 탕비실에 마련돼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먹을 수 있다.

▶ 오후 1시 30분

식곤증 탓인지 졸음이 몰려오는 남 주임. 갑자기 사무실 내부 스피커를 통해 가수 효린의 <별에서 온 그대> OST가 흘러나왔다. 매주 사내 DJ가 직접 선택한 음악이 사무실 분위기를 한껏 유쾌하고 밝게 만든다. 바쁘게 업무 처리하면서도, 남 주임의 입에선 노래 가사를 흥얼거리고 있다.

▶ 오후 3시

점점 업무 피로도가 증가할 시간. 남 주임은 잠시 양해를 구하고, 탕비실에 설치된 안마의자에 무거운 몸을 기대고 피로를 푼다. 30분 정도 쉬고 나니 몸은 한결 가벼워졌다. 몸과 마음이 상쾌해지니 업무 집중도도 높아졌다. 안마의자는 사원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가림막이 설치돼 있고, 남녀 안마의자가 구분돼 있다.

▶ 오후 7시

퇴근 길에 남 주임은 집 근처 헬스장에 들렀다. 출산에 대비하여 임신여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라마즈 호흡법을 수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회사에서 매월 지원하는 체력 단련비가 있어, 부담이 없다. 직급별로 체력 단련비가 차등 지급된다.

▶ 오후 8시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들아 온 남 주임. 남편, 아들과 함께 단란한 저녁식사. 가족 모두가 여유롭게 모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식사를 마치고, 청소와 빨래 등으로 하루 일과가 끝났다.

직장과 살림에 육아까지 책임져야 하는 워킹맘 중 83%가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다"고 호소한다. 결국, 가장 생산성 높은 30~34세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내 유치원 등은 대기업과 공기업에 한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남 주임의 회사는 특히 주로 장기 근속한 워킹맘o워킹대디들이 많다.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들도 있지만, 10년 가까이 동고동락해 온 엄마 아빠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입사 4년밖에 안된 남 주임이 다른 회사 같으면 맘이 편치 않았을 2번의 출산o육아휴직이 가능한 이유다.

이러한 사내 분위기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가족 친화 경영을 통해 직원들이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워킹맘o워킹대디에 대한 회사의 세심한 배려가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여 회사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송진현 기자 jhso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