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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KT 조성민이 새해 꼭 감사드리고 싶다고 꼽은 은인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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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남자 프로농구에서 가장 '핫'한 선수는 KT 소닉붐의 주포 조성민(31)이다. 그는 이번 2013~2014시즌 득점포에 제대로 물이 올랐다. 3점슛 성공(경기당 2개)과 자유투 성공률(92.3%) 1위(21일 현재)를 달렸다. 조성민은 국가대표팀에서도 확실한 슈터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한양대 졸업 후 2006년 KT 소닉붐에 입단할 때까지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슈터가 아닌 수비형 선수였다. 조성민은 지금 국내농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그는 "그동안 나를 이끌어 준 지도자와 선배가 있었다. 혼자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게 아니다"고 말했다.

조성민은 설을 맞아 꼭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은 3명을 꼽았다.(조성민은 자기를 키워준 많은 스승과 선후배 중 여기에 꼽지 않았다고 서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①전창진 감독(KT)

조성민이 전창진 감독을 만나 한솥밥을 먹은 지 5년이 됐다. 전창진 감독은 처음 본 조성민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난 기본적으로 훈련을 열심히 하는 성민이가 맘에 들었다. 자질은 있는데 하체가 부실했고 움직임이 쓸데없이 너무 복잡했다. 그래서 하체를 탄탄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미국에 보냈다. 조성민은 전 감독을 만나 농구를 처음부터 다시 배웠다고 한다. 조성민은 "정말 많이 혼났다. 감독님은 '상황을 보고 움직여라' '그런 하체의 힘으로는 안 된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했다"고 말했다.

조성민은 전 감독의 바람대로 성장했다. 전 감독은 조성민에게 무한 신뢰를 보낸다. 전 감독은 이번 시즌 미디어데이 때 조성민이 정규시즌 베스트5에 뽑히는 걸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말해야 할 자리에서 조성민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또 최근엔 조성민이 MVP 받기에 손색이 없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조성민은 전 감독의 끊임없는 홍보에 처음엔 무척 놀랐지만 이제는 부담 보다 도전의지를 부추기는 자극제가 된다고 했다.



②김만진 전 연세대 감독

김만진 감독은 조성민의 전주고 시절 은사다. 김 감독은 연세대 사령탑을 지냈다. 조성민은 고교 시절 지금과 같은 에이스가 아니었다. 잘 하지도 못했고, 튀지도 않았다. 그냥 훈련할 때 몸사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선수였다. 그런데 김 감독은 그런 조성민을 믿었다. 슈팅의 기본 자세를 잡아주었다. 조성민은 그때 배운 안정적인 슈팅 자세가 지금까지 도움이 된다고 했다. 몸이 아프다고 해도 이유를 물어보지도 않고 쉬도록 해주었다.

조성민은 전주고를 졸업한 후에도 진로를 결정할 때마다 김 감독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는 2012년 결혼할 때도 김 감독을 찾아가 인사했다. 그후 김 감독은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후 둘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조성민은 이번에 꼭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③이규섭(전 삼성 썬더스 선수)

조성민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만해도 그는 대표팀에서 큰 비중이 없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 가려 적응이 쉽지 않았다. 그때 조성민를 꼼꼼하게 챙겨준 게 선배 이규섭이었다. 당시 삼성 썬더스의 슈터였고, 지금은 미국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산하 팀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고 있다.

조성민은 "당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규섭이 형과 3개월 이상 같은 방을 썼다. 정말 가슴이 따뜻한 선배였다. 그때 형이 아니었다면 적응이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도 SNS로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조성민은 지난해 원소속팀 KT와 FA 계약을 했다. 다른 구단의 러브콜을 뿌리쳤다. 그 과정에서 이규섭이 한 팀에서 오래 뛰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이규섭은 삼성 한 팀에서만 뛴 후 은퇴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