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은 한신에 입단하면서 22번을 배정받았다.
22번은 한신의 마무리였던 후지카와 규지의 번호다. 후지카와는 99년에 입단해 2006년부터 팀의 마무리를 시작했고 2007년엔 일본 한시즌 최다 세이브인 46세이브를 기록했었다. 2012년까지 12년간 42승25패 220세이브, 102홀드를 기록하며 한신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다.
후지카와가 지난해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로 진출한 뒤 주인이 없었던 22번을 오승환이 받게됐다. 그만큼 한신은 오승환을 마무리로서 믿는다는 뜻이다.
아무래도 한신팬들은 22번을 달고 세이브 상황에서 나오는 오승환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후지카와를 떠올릴 것이다. 오승환에겐 분명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오승환은 23일 김포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기 앞서가진 인터뷰에서 후지카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후지카와에 대해 의식하지는 않지만 시즌을 치르다보면 분명 의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는 오승환은 "등번호가 후지카와 선수가 달았던 22번이라 한신팬분들이 내가 성적이 좋지 않으면 후지카와를 떠올릴 것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좋은 성적을 내면 한신의 22번이 또다른 이미지의 오승환이 되지 않을까한다"며 후지카와의 22번을 오승환의 22번으로 바꾸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오승환은 일본에서 마무리로 성공하기 위해 퀵모션을 꼽았다. 세밀하게 전력분석을 하는 일본의 현미경 야구에 대해 오승환은 "구질이 많지 않아서 노출 부분은 오히려 걱정안한다"면서 "도루를 많이 할 수 있는 주자가 나갔을 때 대처능력만 키우면 괜찮을 것 같다. 세트포지션에서 충분히 짧게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밝혔다.
오승환은 오사카에서 개인 업무를 본 뒤 24일 전지훈련지인 오키나와로 날아가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김포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