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22일 동시개봉 한국 영화 3편, 최후에 웃는 자는?

by

1월22일. 한국 영화 3편이 동시에 개봉했다. 황정민 주연의 멜로 '남자가 사랑할 때', 심은경 주연의 코믹 '수상한 그녀', 이종석 박보영의 코믹 복고 '피끓는 청춘'. 최고의 자리를 놓고 펼칠 흥행 삼각 경쟁.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3명의 영화 기자가 각각 3편의 영화 편에서 조금은 편파적인 관람평을 썼다.



<남자가 사랑할 때 - 남자도 울고갈 최고의 멜로>

어디선가 본듯 뻔한 스토리의 멜로라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과연 어떤 사랑 영화가 안 뻔할까요? 2005년 개봉해 최고의 멜로로 평가받았던 황정민 전도연 주연의 '너는 내 운명' 기억하시죠? 어땠나요. 틀이 확 달랐던가요? 아닙니다. 그야말로 통속적이고 작위적이었습니다.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닌 내용이죠. 사랑은 사람을 변화시키죠. 딱딱했던 사람도 달달하게 만듭니다. 그 미세한 변화를 얼마나 리얼하게 표현해내느냐가 관건인데요. '남자가 사랑할 때'는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인공이 황정민이기 때문이죠. 거친 남자 태일의 마음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사랑. 봄바람처럼 사뿐하게 내려앉은 사랑이 그의 마음을 변화시킵니다. 한 여자에게 헌신하게 되고 가족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 과정이 건달과 순애보 전문가 황정민의 연기 속에 담담하게 펼쳐집니다. 실제보다 더 리얼한 황정민의 연기에 감탄하는 동안 2시간이 훌쩍 지납니다. 명품 조연들도 영화 완성에 힘을 보탭니다. '변호인'에서 최고 나쁜 놈으로 등극한 곽도원을 필두로 정만식, 김혜은, 남일우에 신인 강민아의 사랑스러운 연기가 볼거리를 더합니다. 남자들이 공감할만한 멜로라는 점도 큰 장점이죠. 눈가에 살짝 맺힌 눈물을 불 켜지기 전에 서둘러 수습해야 할 만한 영화. 어설프게 웃긴 코믹물보다 오랜만에 '싸나이' 가슴을 울리는 정통 멜로에 눈시울을 붉히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다면? '남자가 사랑할 때'가 정답입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수상한 그녀 - 남녀노소 부담 없는 웰 메이드 코미디>

'수상한 그녀'의 관람층은 아주 넓습니다. '피끓는 청춘'은 1020여성들에게, '남자가 사랑할 때'는 2030 남성들에게 유난히(?) 사랑받을만한 영화죠. 하지만 '수상한 그녀'는 10대에서부터 70대까지 남녀노소가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오말순(나문희)과 박씨(박인환)의 로맨스, 오두리(심은경)과 한승우(이진욱) 그리고 반지하(B1A4 진영)의 묘한 삼각 관계는 전세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성에 가면'은 70년대 나온 곡이지만 세련된 편곡으로 인해 젊은 감각에 맞는 노래로 탈바꿈 했습니다. 명품 배우들의 호연은 설명이 필요 없죠. 말 그대로 압권입니다. 중견 배우 나문희와 박인환 성동일 등 연기력은 논의할 필요 조차 없습니다. 진짜 놀랄만한 일은 주인공 심은경의 연기력입니다. 이제 갓 스무살이 된 그는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는 물론 실제 나문희가 빙의한 듯한 신들린 연기를 선보입니다. 밴드 보컬이 돼 무대 위에서의 매너 역시 디테일이 살아 있죠. 스무살 아가씨지만 어색해하는 칠순 할머니의 몸짓과 표정 그리고 살짝 굽은 등까지 완벽하게 표현해냈습니다. 감탄 그 자체입니다. 조연으로 출연하는 김현숙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이진욱과 진영 역시 무리 없이 극을 뒷받침하고 있죠. 500만 관객을 넘어 할매분장을 하고 명동에서 프리허그를 할 심은경의 모습. 벌써 눈에 훤합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피끓는청춘- 겨울 추위 녹일 달달한 청춘 로맨스>

이종석의 낯간지러운 작업의 기술에 박보영의 무시무시한 일진녀 변신, 거기에 훤칠한 일진 김영광과 청순가련녀 이세영까지, 캐릭터 '지~대로'입니다. 추운 겨울에 달달한 로맨스가 끌리지 않나요. 80년대, 그 시절 익숙한 노래들이 가득합니다. 거기에 롤러 스케이트와 나팔바지, 빵집 데이트, 교련복 등 그때를 추억하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특히 충청도를 배경으로 느릿느릿 사투리와 과장된 액션이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선생님들의 충청도 식 연애는 보는 이를 빵~ 터트리게 하는 '한방'이 있죠. 여하튼 간만에 친구들과 학창시절 추억에 잠겨보고 싶다면, 복고 청춘 로맨스 '피끓는 청춘'을 강추합니다. 애인과 어떤 영화를 봐야할 지 고민되는 남성에게도 제격입니다. 극 중 충청도 카사노바 이종석의 '작업의 기술'을 그대로 따라하다보면 어느새 그녀가 품에 안겨있을텐데요. 다만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친 작업의 기술은 화를 초래할 수 있으니 유의하시고요. 학창시절 선생님 몰래 순정만화를 돌려보던 그 느낌을 느껴보고 싶다면~~ 강추합니다.

김겨울 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