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CEO(최고경영자)까지…, 이제는 교육기업의 성공시대다.'
'눈높이'로 유명한 대교그룹 계열사 대교에듀캠프의 서명원 대표이사(55)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서 대표는 아마추어 스포츠계에서 대표적인 '성공신화 주인공'이다. 프로 스포츠계(야구) 김응용 감독(한화) 부럽지 않은 이가 서 대표다.
김 감독은 프로판에서 대표적으로 성공한 경기인 출신이다. 선수에서부터 감독을 거쳐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의 사장까지 올랐다. 다른 경기인 출신도 비슷한 사례가 있지만 대기업의 사장까지 경험한 이는 김 감독이 유일했다.
1970년대 배드민턴 청소년 대표 출신인 서 대표는 중학교 체육 교사를 하다가 대교스포츠단 감독, 단장에 이어 그룹 회장 비서실장, 사회공헌실장을 거쳐 계열사 사장까지 올랐다.
경기인 출신으로 '샐러리맨의 꿈'이라는 기업 수장까지 오르며 '알짜 성공신화'를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서 대표가 대교그룹과 인연을 맺은 건 1997년 대교눈높이 여자 배드민턴팀 감독을 맡으면서부터다. 방수현, 라경민 등 세계적인 선수를 배출한 그는 특유의 친화력과 리더십으로 강영중 회장의 눈에 들었다.
이후 대교스포츠단 단장(2005년), 배드민턴-여자축구단 총괄 그룹 스포츠단 초대 단장(2008년)을 거쳐 2010년 비서실장으로 변신하면서 '체육인'의 도화지에 '기업인'의 그림을 그려나갔다.
결국 그가 그린 그림은 '작품'이 됐다. 대교에듀캠프 CEO는 물론 세계청소년문화재단-대교문화재단-경기외고 총괄 관리, 그룹 사회공헌실장까지 겸임하고 있는 걸 보면 기업인으로서 능력도 어지간히 인정받는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CEO가 된 지 4개월이 넘었지만 여전히 눈코 뜰 새 없다. 기존 그룹 업무에 새로 맡은 계열사의 현황을 파악하자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래도 서 대표는 과거 교사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선생님이 된 것 같다. 교육 현장이라는 고향으로 돌아왔으니 견딜 만하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짓는다.
그도 그럴 것이 서 대표는 매일 수많은 선생님을 대한다. 어찌보면 CEO가 아니라 '왕 선생님'이다.
대교에듀캠프는 전국 유아기관과 초등 방과후학교의 교육 프로그램 위탁사업 및 공연사업 등을 주업으로 한다. 2007년 ㈜대교의 자회사로 분리된 이후 2012년 대교학교교육본부와의 통합으로 기관교육업계 선두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유아 대상 음악(오르프슐레, 킨더코어), 체육(브레인짐), 과학(그린비커, SKS)교육 프로그램과 초등생 대상의 컴퓨터, 영어, 수학 방과후프로그램(스쿨버스100 브랜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뮤지컬 및 음악공연, 체험, 캠프 등의 문화 서비스사업도 담당한다. 이들 사업에 투입되는 수천명의 교사들이 서 대표의 '교육가족'인 셈이다.
그렇다고 대교에듀캠프라는 기업이 마냥 포근하지는 않다. 회사는 그동안 급변하는 방과후 교육환경으로 인해 지속적인 매출 하락을 겪어왔다. '구원 투수'로 발탁된 서 대표는 우선 지난 4개월 동안 '내치'에 힘을 쏟았단다. 내부 소통과 정도경영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 대표는 "단기적인 실적 보여주기에 급급하지 않고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는 경영에 구성원 모두 한마음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자"고 강조했다.
그런 그에게 2014년은 대교에듀캠프의 대표이사로서 경영을 책임지는 원년이다. 그동안 수익없는 부실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한 서 대표는 2014년 매출이 2013년 대비 11.1% 감소할 것으로 보지만 영업이익은 123%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규모보다 내실을 다져 성장 디딤돌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중장기적으로는 교육 콘텐츠 공급, 어린이 뮤지컬 공연 등 기존 영역과의 연계사업 강화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등 창조경제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서 대표는 "제 명함을 보면 알겠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척 많습니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한다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목표에 다다르는 빠른 지름길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면서 "교직-배드민턴계에서 겪은 산전수전을 생각하면 못할 일도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교에듀캠프의 대표를 맡은 만큼 '세계에서 가장 전문화된 전인교육기업'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단다. 그래서 그가 올해 신조로 삼는 교훈이 있다.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오게 돼 있다. 그때를 위해서라도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청마의 해를 맞아 서 대표 뿐만 아니라 모두가 한 번쯤 새겨볼 교훈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