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K-리그 입장권의 실제 가치는 얼마나 될까.
답이 나왔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사회는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제1차 이사회를 가졌다. 이날 회의를 통해 1983년 프로축구 출범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좌석당 실제수입(객단가)이 공개됐다. 프로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클래식 총 관중은 203만9475명이었고, 경기당 평균 관중은 7638명, 객단가는 3708원이었다. 객단가는 입장수익을 관중 수로 나눈 수치다. 객단가와 총 입장 관중 수에 맞춰 계산한 지난해 클래식 입장수익 총액은 75억6237만3300원이다. 가장 높은 객단가를 기록한 구단은 서울이었다. 유료관중 비율 85%에 객단가는 6452원이었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의 2013년 총관중은 24만3334명으로, 경기평균 1726명에 객단가 1983원이었다. 지난해 챌린지에 참가한 8팀 중 안양이 유료관중 79%, 객단가 4484원으로 가장 높았다. 객단가는 프로축구 인기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불거진 의문점이다. 그동안은 답이 없었다. 관중 부풀리기와 공짜표 등 허수가 많았다. 공짜표가 많다면 관중 수가 많더라도 수익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객단가가 높고 관중도 많다는 것은 구단 가치가 제대로 인정 받고 있다는 뜻이다.
당초 프로연맹은 이사회와 총회를 거쳐 클래식과 챌린지 전 구단의 객단가를 공개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연봉 총액 공개 등 경영 개선을 통한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취지의 연장선이었다. 하지만 이사회 결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각 구단이 제출한 객단가가 제각각인 게 문제였다. 입장객에 비해 수익이 적은 구단 측은 '입장권을 주는 조건으로 스폰서를 받은 것이기 때문에 사업수익으로 잡았을 뿐, 입장수익이 낮은 게 아니다'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사회에 참가한 한 구단 관계자는 "각 구단 별로 입맛에 따라 객단가를 산정하다보니,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계산 조건을 통일해 보다 객관적인 지표를 내놓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객단가 공개가 구단 살림을 위축시키는 또 다른 화살이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권오갑 프로연맹 회장이 이사회에 앞서 클래식과 챌린지 22개 구단에 '프로축구의 위기를 돌파하고 질적 향상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 취지의 서한을 보냈지만, 공감대가 쉽게 형성되지 않고 있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객단가 공개의 취지는 결국 위기에 빠진 프로축구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런 상황을 개선하는데 있다"며 "조만간 모두가 수긍하고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로야구는 매년 리그와 구단 별 객단가를 공개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576경기의 전체 객단가는 9125원이었으며, 9개 구단 중 1위를 기록한 넥센의 객단가는 1만2232원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