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농구 2013~2014시즌은 모비스, SK, 그리고 LG 이렇게 3강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시즌 2강(SK, 모비스)에서 전력 보강이 많이 이뤄진 LG가 가세한 형국이다. 중위권과 승차 4게임을 유지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3강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 결국 챔피언이 되기 위해선 서로를 무너트려야 한다.
그런데 이 3강이 먹이사슬로 서로 얽혀 있다. LG는 모비스가 껄끄럽고 대신 SK를 만나면 상대적으로 편하다. LG는 이번 시즌 모비스를 상대로 1승2패, SK에는 3승1패로 우위를 보였다. SK와 모비스간 상대전적에선 SK가 모비스전 4전 전승을 거뒀다. 왜 이런 먹이사슬이 만들어졌을까.
LG 입장에서 보면 이렇다. 김시래(프로 2년차) 김종규(신인) 같은 아직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LG는 양동근 함지훈 같은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는 모비스를 상대할 때마다 뻑뻑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모비스는 LG가 실수하는 부분을 놓치지 않고 파고든다.
모비스 출신인 LG 포인트 가드 김시래는 "모비스를 상대하면 뭔가 단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반면 SK는 우리와 비슷한 팀컬러로 분위기를 많이 탄다"고 말했다.
LG 쪽에선 모비스가 SK 보다 껄끄럽다고 봐야 한다. LG는 모비스를 상대로 골밑 높이 싸움에서 열세를 보인다. 득점(74점<76점), 리바운드(30개>32개) 등에서 전부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 진 LG 감독은 "우리가 경기력에 '업 다운'이 심한 반면 모비스는 조직력과 경험이 많다. 상대성이 있다고 본다. 우리가 SK를 상대할 때는 개인별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는다. SK 김선형 최부경 등을 우리 선수들이 커버할 수 있어 좋은 경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는 SK를 상대로는 득점(76점>72점) 리바운드(39개>35개) 등에서 앞섰다. SK는 힘과 패기를 앞세우는 LG를 만나면 유독 고전했다.
반면 SK는 모비스를 상대로 무척 강한 면을 보였다. SK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에서 모비스에 4패로 우승을 내줬다. 그 바람에 정규시즌 우승팀 SK는 통합 챔피언이 되지 못했다. SK는 그때 당한 굴욕을 곱씹고 있다.
SK는 이번 시즌 모비스와 박빙의 승부에서 승리했다. 지난 3차전(2013년 12월 12일) 완승(75대60)을 빼곤 나머지 3경기가 5점차 이내(또는 연장)의 접전이었다. 전문가들은 SK가 투지에서 모비스에 앞섰다고 평가했다.
기록을 살펴봤을 때 SK는 모비스를 만나면 시즌 평균 득점(73점) 보다 높은 점수(79점)를 올렸다. 모비스는 그 반대다. 시즌 평균 득점(78점) 보다 점수(73점)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규시즌 상대 성적은 포스트시즌엔 하나의 비교 자료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SK에 정규시즌에서 밀렸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선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