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애증의 상대들이 만난다.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농구 SK와 KCC전.
김민구(KCC)와 애런 헤인즈(SK)가 만난다. 고의 충돌 이후 5경기 징계. 그리고 헤인즈의 복귀 이후 두 팀의 첫 맞대결이다.
지난달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 2쿼터. 헤인즈는 무방비상태의 김민구에게 옆구리를 가격했고, 김민구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 와중에 극심한 통증과 함께 발목부상까지 입었다. KBL은 2경기, 500만원의 가벼운 처벌을 내렸다. 그러자 SK는 팀 자체적으로 3경기 추가징계를 내렸다.
그리고 다시 만난다. 헤인즈는 이미 두 차례 농구 팬에게 사죄했다. 하지만 아직도 피해자인 김민구에게 해야 할 일이 남았다.
SK 구단 측은 "KCC와의 경기 전 헤인즈가 김민구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 구체적인 일정은 KCC 측과 경기 전 협의하고 싶다"고 했다. 헤인즈가 경기 전 김민구를 찾아가 직접 사과한 뒤, KCC 벤치 측에도 고개 숙일 예정이다.
문제는 KCC의 반응이다. 전통의 명가인 KCC는 '쿨'했다. 허 재 감독은 "어쩌겠나. 지난간 것은 지나간 것이고, SK에서 사과를 하면 받아줘야지"라고 했다. KCC 최형길 단장 역시 "퍼포먼스겠지만, 그래도 그렇게라도 미안하다는 의사표시를 하는 SK의 성의는 고맙다"고 했다.
사실 KCC 입장에서는 안타깝다. 한창 성장하는 젊은 선수가 헤인즈의 고의충돌로 부상을 입었다. 발목부상의 여파로 아직까지도 경기력이 완벽하게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나 허 감독은 "좀 심한 반칙이었다. 하지만 헤인즈도 징계를 받았으니까 이젠 끝난 일"이라고 했다.
김민구 역시 흔쾌히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16일 그는 "좋게 마무리됐으면 해요. 전 이제 잊어버린 일"이라며 "헤인즈가 그날 사과를 하면 당연히 받아야죠"라고 했다.
김민구의 넓은 마음씨가 인상적인 멘트다. 전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