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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수상한 그녀' 심은경, 칠순 연기 "나문희 선생님 덕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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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출신 심은경이 성숙한 여인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성숙해도 너무 성숙했다. 칠순 마인드를 가진 스무살 숙녀가 됐기 때문이다. 영화 '수상한 그녀' 이야기다. '수상한 그녀'에서 심은경은 오말순(나문희)이 우연한 기회에 스무살의 몸을 갖게 되면서 변한 오두리 역을 맡아 연기했다.

사실 오두리 캐릭터는 연기하기 쉬운 역할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몸은 스무살이지만 행동이나 생각은 칠순이기 때문이다. "처음 출연 제의를 받고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고사를 해야하나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할머니 연기를 해야하는 것 자체가 소화하기 힘들 것 같아서요. 할머니 연기를 내가 하는게 가능할까 걱정한거죠."

하지만 마지막 신 때문에 심은경은 출연을 결심했다. "아들 역으로 나오는 성동일 선배님과 대화를 나누는 마지막 장면이 있거든요. 그 장면을 읽고 너무 인상적이어서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미국에서 유학할 때 카페에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서 혼났거든요. 어린 나이부터 연기를 해서 고생을 많이 하신 엄마 생각도 많이 나고요. 그래서 미국 학교에 양해를 구하고 일주일 동안 한국에 나와서 감독님과 미팅을 했어요."

그래도 촬영 직전에는 다시 걱정이 되기도 했다. "대선배님 선생님들이 많으시잖아요. 걱정이 많이 됐죠. 제가 또 좀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거든요. 잘 못다가가는 성격이라 그런 것도 걱정이 됐는데 제가 잘못 생각한 것이었어요. 나문희 박인환 선생님이 너무 잘해주시고 격려도 정말 많이 해주셨거든요."

특히 나문희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나문희 선생님께서 제가 이끌어가는 거라고 힘을 많이 주셨어요. '너무 연기를 잘해서 걱정은 안돼'라고 말씀해주시기까지 했다니까요. 감개무량할 정도였죠.(웃음)" 당시를 떠올리면 심은경은 다시 미소를 지었다. "나문희 선생님과 저는 같은 인물이라 같이 촬영하는 신은 없어요. 그런데 동일 인물이니까 자주 뵀죠. 촬영하기 전에 대본연습하면서 자주 시간을 가졌어요. 대사 톤이나 추임새 등을 맞춰봐야했거든요. 그때 좋은 말씀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선생님은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깊으신 분이에요. 조언도 많이 해주시는 편이고요. 그런 점은 제가 나중에라도 꼭 닮고 싶어요. 만약 나문희 선생님이 안계셨더라면 오두리라는 캐릭터는 잘 나오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극중 심은경의 연기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그의 노래와 댄스다. 스무살과 칠순을 교묘히 오가는 그의 노래와 댄스는 관객들의 어깨를 절로 들썩이게 하는 부분이다. "양산을 이용한 안무는 체계적으로 연습했어요. 1~2주 정도 연습한 것 같아요. 물론 영화 속에서는 제 즉흥적인 춤동작이 들어가기도 했죠. 원래 제가 춤을 잘 못추는데 그래서 더 부각되는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살짝 굽은 등과 팔자걸음까지 심은경은 나문희를 복사(?)해냈다. "테스트 촬영할 때 나문희 선생님께 발견했어요. 그래서 촬영할 때 녹였죠."

'써니'에 '수상한 그녀'까지 코미디 연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심은경은 이제 진지한 연기로도 관객들에게 어필하고 싶다. "정말 하고 싶어요. 진지하고 무거운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미국에서 유학을 하면서 많은 부분을 배웠거든요. 저에 대한 부족함도 많이 느꼈고 어려움도 겪었어요. 제 자신에 대해 많이 깨닫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심은경의 연기는 앞으로를 더 기대케 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