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취임 첫 해에 넥센 히어로즈를 정규시즌 3위로 이끈 염경엽 감독(46). 출범 6년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히어로즈나 첫 해부터 인상적인 성과를 낸 염 감독 모두 아주 특별했던 2013시즌이다. 염 감독은 노련한 팀 운영으로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1군 매니저와 스카우트, 운영팀장, 코치를 두루 거친 다양한 경험이 긍정적으로 작용을 했다고 봐야할 것 같다. 그는 디테일에 강한 영리한 지도자라는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다. 그러나 어느 분야이든지 확실한 평가를 얻어내려면 성과를 이어가며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사령탑 2년차를 맞은 염 감독과 지난해 대도약을 이룬 히어로즈에 그렇다.
15일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둔 염 감독은 자신 뿐만 아니라, 선수들과 구단 모두 올 해가 중요하다고 했다. 기존의 틀을 깨고 뛰어오른 지난해의 성과, 경험,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단계 도약해야한다는 뜻이다. 지난 해에 높은 평가를 받은 지도력은 물론, 포지션별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선수, 최강 팀의 면모를 보여준 히어로즈까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고 봐야한다.
염 감독은 "선수는 성적을 낼 수 있는 좋은 팀에 있어야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하위권에 있으면 아무리 잘 해도 충분히 인정을 받지 못한다. 지난해에 인정받은 선수라면, 올 해도 잘 해서 높아진 위상을 확고하게 해야 한다. 팀이 잘 되어야 선수 개인도 빛난다는 걸 선수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구단도 또한 마찬가지다. 2012년 전반기까지 상위권을 유지했던 히어로즈는 특정 선수에 집중된 용병술과 빈약한 선수층, 불운이 겹쳐 6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후 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실패를 거울삼아 지난 시즌에 한단계 도약했다. 히어진즈의 약진은 한국 프로야구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염 감독은 "지난해 분명한 성과를 냈으나, 어쩌다 한 번 이룬 성과가 아니라는 걸 입증해야 한다. 올 해도 잘 해야 강팀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구안 안팎에서 우승을 말하는 이들이 많다.
염 감독은 시무식 때 언급했던 '책임감'과 '디테일한 야구'를 다시 강조했다. 선수는 소속팀에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개인의 행동이 팀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생각해야 한다. 지난해 6월 히어로즈의 일부 선수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쳤는데, 이걸 염두에 둔 지적이다.
염 감독은 "디테일은 책임감과 겹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기술적인 면을 말한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플레이를 하고, 시프트 상황에서 세세한 움직임으로 찬스를 만들고 살려내는 걸 말한다"고 했다.
염 감독은 지난해에 비해 안정적인 투수진을 갖고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두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 앤디 밴헤켄가 건재한 가운데, 오재영 금민철이 개막전부터 가동할 수 있다. 염 감독은 "지난해에는 선발 투수 이후 중간투수가 부족해 어려움이 컸다. 올 해는 김영민과 고졸 2년차 조상우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윤석민의 가세로 내야에 여유가 생겼다. 3루수인 윤석민은 1루 수비가 가능하다. 주전 유격수인 강정호, 3루수 김민성에게 휴식을 줄 수 있게 됐다. 유격수 강정호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 김민성이 유격수, 윤석민이 3루수로 나선다. 상황에 따라 김민성이 주인인 3루에 윤석민이 들어갈 수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