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0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홈런열풍을 몰고왔던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거포 블라디미르 발렌틴이 감금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고 AP통신이 14일(한국시각) 보도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발렌틴은 이혼협의중인 아내가 거주하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 집에 무단침입해 폭행을 했다. 아내집을 찾아갔는데, 집에 들이지 않자 창문을 통해 들어가 아내를 침실에 밀어넣고 감금했다고 한다. 이 장면을 본 목격자가 경찰에 신고해 체포됐다.
카리브해의 네덜란드령 큐라소 출신인 발렌틴은 지난해 60홈런을 터트려 1964년 오 사다하루(왕정치), 2001년 터피 로즈, 2002년 알렉스 카브레라가 기록한 55홈런을 넘어 일본 프로야구 한시즌 최다홈런 기록을 수립했다. 소속팀 야쿠르트는 센트럴리그 최하위에 그쳤지만 리그 MVP까지 수상했다. 시즌이 끝난 뒤 출국했던 발렌틴은 외국인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일본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했다.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있던 소속팀 야쿠르트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 야쿠르트 구단은 14일 간부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구단 관계자는 "소란을 피워 죄송하다.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오가와 준지 야쿠르트 감독은 "할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네덜란드 대표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발렌틴은 큐라소의 영웅이었다. 지난해 11월 큐라소에서는 카퍼레이드가 펼쳐지는 등 대대적인 환영행사가 열렸다. 일본 언론은 관광객 증가를 기대했던 큐라소 주민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현지 반응을 전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