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15일부터 49일간 미국 애리조나와 사이판을 거쳐 일본 가고시마로 이어지는 해외 전지훈련을 시작한다. 롯데는 지난 시즌 정규시즌 5위로 가을야구를 하지 못했다. 그런 만큼 롯데는 2014시즌 좋은 성적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김시진 롯데 감독부터 올해 끝장을 보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지훈련에서 얼마 만큼 땀을 흘리고 알차게 준비하느냐가 관건이다. 아직 롯데는 풀지 못한 숙제들을 안고 간다. 다음은 반드시 전지훈련에서 체크한 후 해답을 갖고 돌아와야 할 것들이다.
①1번 적임자가 김문호냐 이승화냐 아니면 전준우?
롯데의 올해 예상 타순 가운데 9팀과 비교해서 가장 밀릴 수 있는 게 1번 타자다. 롯데는 김주찬(KIA)이 떠난 후 지난 시즌 김문호 이승화 등을 리드오프에 기용했지만 누구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김문호 이승화가 차례로 부상으로 나가 떨어졌다. 둘 다 가능성만 보여주고 시즌을 마쳤다. 수준급의 1번 타자라면 출루율이 4할에 근접해야 한다. 지난해 김문호는 3할3푼6리, 이승화는 3할2푼2리였다. 둘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과거 1번 타자를 해봤던 전준우 카드를 다시 꺼낼 수도 있다.
②마무리 집단 체제가 최선일까
롯데가 풀어야 고민은 1번 타자만이 아니다.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좌타자에 부담을 갖고 있는 사이드암스로 김성배로 갈 것이냐, 아니며 구속은 빠르지만 경험이 적고 제구가 불안한 최대성으로 갈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다시 정대현에게 기회를 줄 것인지도 검토사항이다. 정대현은 무릎 상태가 의문이라고 한다. 김시진 감독은 한명을 정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돌려 막겠다고 말한다. 롯데는 지난해 중간 불펜과 마무리에서 21블론세이브를 했다. 선발 투수들이 아무리 잘 던져도 뒷문 단속이 시원치 않으면 우승 전력이라고 보기 어렵다.
③이용훈 이정민 등 베테랑들의 부활 여부
좋은 성적을 내는 팀엔 항상 신구조화가 따라다닌다. 지난해 롯데는 베테랑들의 활약이 미비했다. 특히 롯데 마운드의 터줏대감이라고 할 수 있는 이용훈 이정민 등을 아예 1군에서 볼 수가 없었다. 둘은 경험이 풍부하고 일정 수준의 구위를 갖고 있다. 유먼 옥스프링 송승준 장원준이 이미 네 자리를 꿰찬 선발 로테이션 진입은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이용훈 이정민은 팀이 공백이 생길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카드다. 그러기 위해선 항상 등판할 몸상태가 돼 있어야 한다. 또 야수 쪽에선 조성환 장성호 등이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둘다 지난 시즌에 백업에 머물렀다. 나이 젊은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또 밀리면 롯데의 팀 경쟁력도 떨어지게 돼 있다.
④히메네스와 최준석이 롯데 4번 타자의 부담을 극복할까
롯데는 최준석과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를 영입하면서 4번 타자 문제를 완전히 해결했다고 생각하면 큰 코 다칠 수 있다. 히메네스는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카드다. 최준석 역시 지난해 포스트시즌 때 두산에서 6홈런으로 강한 인상을 주기는 했다. 하지만 최준석이 긴 정규시즌에서 중심 타자로 버텨준 건 2009년과 2010년 두 시즌 뿐이다. 이후 내리막을 탔다. 롯데 4번 타자가 주는 부담감은 무척 크다. 조금만 기대치에 모자라도 팬들의 원성이 쏟아진다. 둘은 경쟁을 통해 4번과 5번 타순에 배치될 것이다.
⑤기본기가 얼마나 좋아졌나
지난해 롯데 야구가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기본기에서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다. 롯데가 치고 올라가야 할 때 어이없는 수비 실수와 떨어지는 작전 수행 능력이 수 차례 발목을 잡았다. 롯데는 지난해 9팀 중 가장 많은 98개의 실책을 범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마무리 훈련에서 이 부분에 대한 강도높은 훈련을 했다고 한다. 강팀이 되기 위해선 이런 화려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당연히 해줘야 할 것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선수들의 자질이 떨어질 경우, 지도자들이 강한 훈련을 통해 기본기를 다잡아야 한다. 프로선수들에게 기본기를 가르친다는 게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