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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재단' 만든 남궁훈 이사장, "게임인이 자부심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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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들이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한국 게임산업은 최근 지독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지속하며 앞만 보고 달려오다보니 부러움과 시기어린 질투를 한 몸에 받았다. 어느새 청소년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문화 콘텐츠으로 자리잡다보니, 부작용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로 인해 규제는 날로 심해지고 있고, 트렌드의 급변에다 어려워진 경제사정으로 게임 개발 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창조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손꼽히면서도, 한편에서는 '사회악'으로 낙인 찍히는 분위기다.

그러다보니 신규 채용이 활발하다는 것도 옛말이 됐고, 구조조정으로 인해 많은 게임 인력들이 회사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다시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진정한 의미의 성장통이라기 보다는 동력을 잃고 그냥 주저앉는 것은 아닐지에 대한 회의감도 커지고 있다. 게임인들로선 한층 움츠러들 수 밖에 없다.

게임사 대표 시절 톡톡 튀는 발언과 외모만큼이나 독특한 일을 많이 하며 주목을 받다가 지난해 6월 돌연 사임을 한 이후 최근 사재를 털어 '게임인(人)재단'을 만든 남궁훈 이사장이 재단을 만든 이유가 어쩌면 여기에 있다.

지난 연말 온게임넷 정보 프로그램 '게임플러스'와 크로스 미디어 형식으로 만난 남궁 이사장은 "게임인으로 살아오면서 업계에 진 빚을 갚기 위해, 그리고 게임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다시 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개척해온 남궁 이사장이기에 충분히 가능했던 일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네이버와 분리된 NHN엔터테인먼트의 전신인 한게임에서 웹보드 게임 시장을 개척했던 남궁 이사장은 CJ 넷마블에선 회사의 주력 사업을 모바일게임으로 전환시키는 발빠른 감각을 보여줬다. 이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옮겨 '바이킹아일랜드' '캔디팡' '윈드러너' 등 대표 모바일게임 제작을 이끌었고 카카오톡, 그리고 NHN 라인과의 투자와 제휴를 통해 또 다시 새로운 게임 플랫폼 시장을 열었다.

게임을 통해 명예와 부를 얻었으니 이를 되돌려주겠다는 의지라 할 수 있다. 남궁 이사장은 "한게임 초창기 당시 게임산업진흥원으로부터 받았던 600만원의 개발비는 너무나 큰 힘이 됐다"며 "그래서 중소 모바일게임 개발사 지원을 위해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는 '힘내라 게임인상' 프로젝트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개발비 지원뿐 아니라 '카카오 게임하기' 무심사 입점, NHN엔터테인먼트 서버 및 네트워크, 인기 모바일게임의 크로스 프로모션, 와이디온라인의 고객서비스 등이 무상으로 지원된다. 재단에서는 게임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과 취업 지원뿐 아니라 게임과 타 문화와의 적극적인 교류도 마련한다. 최근 배우 겸 공연제작자인 김수로를 문화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게임 콘텐츠를 활용한 문화 공연 제작 지원, 게임인 상시 공연 할인 혜택 등 '게임in문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도 그 일환이다.

남궁 이사장은 회사 대표가 아닌 독립 재단을 만들었으니 '4대 중독법' 등으로 한층 위축된 게임계를 대변하는 목소리도 더욱 많이 낼 예정이란다. "몇년전 방영했던 드라마 '뿌리깊은나무'에선 한글 창제를 반대하는 유생이 자살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과연 그 유생이 현재의 모습을 본다면 과연 반대의 목소리를 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는 그는 "한국의 미래를 짊어질 핵심산업이자 콘텐츠인 게임도 마찬가지라 본다. 과거에 갇혀살다가 미래를 잃는 우를 범하는 실수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게임은 효자 수출 상품이라는 산업적 측면뿐 아니라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대세가 되고 있다. 이를 만드는 게임인들이 자부심과 함께 더욱 큰 책임감을 느꼈으면 한다"며 "언론인, 영화인들처럼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이 스스로 '게임인'이라 자랑스럽게 밝히고, 존경도 받는 그런 시대가 오도록 게임인재단이 한발 더 뛰겠다. 이를 위해 게임사들의 적극적인 후원 부탁한다"고 덧붙였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