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었던 이적시장에 해빙기가 찾아왔다.
K-리그 클래식 구단들이 전력 보강에 분주하다. 이적시장이 열린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FA(자유 계약) 신분의 선수들이 속속 새 둥지를 찾고 있다. 이적시장은 전북 현대와 전남 드래곤즈가 이끌고 있다. FC서울은 이적시장을 뒤흔들만한 잠재적 후보다. 나머지 구단들은 눈치 싸움을 펼치며 전력 보강을 위해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이중 전북이 단연 돋보인다. 전북은 FA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베테랑' 김남일의 영입에 성공했다. FA는 아니지만 '윙어' 한교원(인천) 이승렬 김인성(이상 성남) 이상협(상주), 수비형 미드필더 최보경(울산)을 영입하며 더블 스쿼드 구축에 나섰다. 전남도 '폭풍 영입' 대열에 합류했다. FA인 현영민을 비롯해 마상훈(태국 BBCU) 김영우(전북) 레안드리뉴 송창호(이상 대구), 스테보, 크리즈만을 영입했다. 어린 선수들과 베테랑의 조화가 눈에 띈다. FC서울은 데얀, 하대성을 중국으로 보낸 대신 새로운 선수 영입에 나서고 있다.
아직도 이적시장에 나온 FA들이 넘쳐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3일 FA 자격 취득 선수를 공시했다. 총 193명이다. 디비전별로는 클래식(1부) 11개 구단(상주상무 제외) 65명, 챌린지(2부) 9개 구단(경찰축구단 제외) 128명이다. 은퇴를 선언한 김상식(전북)과 김한윤(성남)을 제외하고 '대어급'으로 분류되는 이동국(전북) 김용대(서울) 신화용(포항)은 소속팀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최은성(전북)과 박동혁(울산) 설기현(인천)도 소속팀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관심은 남은 FA들에게 쏠린다. 포항의 FA 3총사 행보가 가장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황진성 박성호 노병준은 포항과의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몸값을 낮추려는 구단과 '우승 프리미엄'을 원하는 선수간 이견차 크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협상을 시작하긴 했는데 구체적인 윤곽은 잡힌게 없다"고 밝혔다. 황진성은 2차 무릎 수술로 후반기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박성호 노병준은 노쇠화가 두드러진게 재계약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중앙 수비수 곽희주는 수원과의 이별이 공식화됐다. 중국 리그로 이적을 추진 중이다. '준척급' 중에서는 김승용(울산) 김치우 최태욱(이상 서울) 김형범(경남) 김은중(강원)이 이적 시장에 나와 있다. 김승용과 김은중 김형범은 새둥지 찾기에 분주한 상태다.
예산 삭감으로 자금줄이 경색된 시·도민구단들은 '틈새 시장'을 공략 중이다. 빈약한 포지션 보강을 위해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 FA를 영입하거나 선수간 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한 시민 구단 관계자는 "이적료가 있는 선수들의 영입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 이적료 및 보상금이 없는 선수들을 위주로 영입을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적시장의 문은 2014년 2월 등록 마감일에 닫힌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