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박지성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뭘까.
홍명보호의 브라질월드컵 엔트리에 대한 윤곽은 어느 정도 나온 상태다. 이번 브라질-미국 전지훈련을 통해 마지막 퍼즐을 메울 계획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홍명보호의 약점은 명확하다. 경험이다. 사실상 본선 체제로 치른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 나선 24명의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5.7세다. 30대 선수는 곽태휘(33) 한명 뿐이었다. 25세를 초과한 선수도 9명에 불과하다. 베스트11으로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정확히 25세였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2006년 월드컵, 2010년 월드컵까지 출전한 한국 대표팀의 스쿼드를 살펴봤다. 홍 감독의 지적대로였다. 평균연령을 계산해본 결과, 한-일월드컵은 27.1세. 독일월드컵은 26.4세, 남아공월드컵은 27.5세였다. 현 대표팀보다 평균 연령에서 높았다. 베테랑 선수들의 비율이 높았다는 얘기다.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자. 한-일월드컵에서는 30대 선수가 7명이었다. 이 중 베스트11에 포함된 선수는 5명이었다. 노장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확실히 잡아줬다.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송종국 등 젊은 피들이 이들을 뒷받침했다. 베테랑과 신예 사이의 가교역할을 할 26~29세의 선수들도 6명이나 됐다. 홍 감독이 언급한 남아공월드컵도 신구 조화가 잘이루어진 대회였다. 특히 중간 연령대의 비중이 높았다. 당시 29세였던 '주장' 박지성을 필두로 조용형 김정우 염기훈 오범석 등 26~29세의 선수들이 9명이나 됐다. 이영표 이정수 차두리 등 총 7명이었던 30대 선수도 주전과 조커로 적절히 활용됐다. 이청용 기성용 등 젊은 피가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줬다. 남아공월드컵 베스트11의 평균 나이는 정확히 27세였다.
반면 16강 진출에 실패한 독일월드컵은 두 대회에 비해 연령대가 떨어졌다. 무엇보다 팀을 이끌어 줄 확실한 베테랑이 없었다. 30대 선수들이 6명 포함됐지만, 리더라 부를만한 선수가 없었다. 대신 23세 이하의 선수가 6명이나 됐다. 한-일월드컵이나 남아공월드컵에 비해 신구 밸런스가 떨어졌다.
팀 운영에 있어 신구 밸런스는 대단히 중요하다. 너무 젊은 선수들로만, 너무 노장 선수들 위주로만 구성되면 밸런스가 깨진다. 홍 감독이 경험과 실력을 더해줄 수 있는 '박지성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낸 것은 그래서 수긍이 간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