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용의자'가 RDV 제작부터 자체 제작 장비를 통해 완성한 차량 정면충돌 촬영까지 관객들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리얼 카체이싱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용의자'의 카액션은 전반부와 후반부를 합쳐 약 12분 가량이 될 정도로 방대하고 다양한 장면이 연출되며, 매 장면 한시도 눈 뗄 수 없는 스피디하고 위험천만한 순간들이 펼쳐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극의 중심을 이루는 액션인 만큼 카체이싱 연출에 고민을 거듭했던 제작진은 'RDV' 장비를 도입해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리얼한 카 액션을 그려냈다. 'RDV(Remote Drive Vehicle, 원격 조종차)'란 차체 위에 별도의 운전석을 마련해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실제 운전을 스턴트맨이 맡음으로써 차량 내 배우의 연기와 카메라 촬영이 보다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만든 전문 장비이다.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에 사용된 적은 있었으나 국내에서는 아직 촬영 노하우가 갖춰지지 않았던 RDV 장비는 '용의자'를 통해 높은 가능성과 활용도를 입증했다. 또한 스턴트맨과 배우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운전의 합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사전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RDV 촬영은 섬세한 준비 과정과 배우들의 노력, 그리고 스턴트맨의 노련한 기술이 더해져 한층 완성도 있는 장면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지동철 역의 공유는 "제작진이 직접 자체적으로 개발한 RDV로 인해 카체이싱 촬영 내내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배우 입장에서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이러한 부분에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며 자동차 액션 기술을 개발한 데 대한 제작진의 노력을 전했다. 민대령 역의 박희순은 "RDV를 통해 배우들이 연기에 집중하고 카 액션도 역동적으로 나올 수 있는 여건들이 마련돼 다이나믹한 장면들이 나올 수 있었다"며 기존 촬영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음을 전했다.
'용의자'의 차량 정면충돌 씬은 전례 없는 촬영이었던 만큼 준비과정 또한 쉽지 않았다. 이 장면에서 원신연 감독은 차량 두 대가 마주보며 달려오다가 결국 한 대가 핸들을 꺾으며 피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됐던 기존 카 액션에서 벗어나, 끝까지 가야만 하는 이유가 충분한 두 인물이 서로를 피하지 않고 정면충돌하는 현장을 폭발력 있게 담아내고자 했다. "쇠와 쇠가 부딪치는 순간의 느낌을 그대로 카메라로 포착해 담아내고 싶었다"는 원신연 감독은 60km의 속도로 마주 달려오는 두 대의 차량이 부딪친다는 가정 하에 120km 충돌의 파급력을 보여주고자 실현 계획에 돌입했다. 과거 사례가 없는 촬영이기에 오랜 고민과 작업을 거듭했던 제작진은 마침내 차량을 와이어로 움직여 충돌 장면을 구현해낼 수 있는 새로운 장비를 만들어 냈으며, 수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가속 상황 속 차량 정면 충돌신을 연출해냈다. 원 감독은 "관객들이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과 다른 경지의 경험을 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으로 만들었다"며 새로운 카 액션을 추구했던 이유를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