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떠난 맨유가 다시 눈물을 흘렸다. 맨유는 8일(이하 한국시각) 선덜랜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에서 열린 선덜랜드와의 캐피탈월컵(리그컵) 4강 1차전에서 1대2로 패했다. 토트넘전(2일·리그) 스완지시티전(6일·FA컵)에 이은 3경기 연속 1대2 패배다. 리그와 FA컵, 리그컵 등 각기 다른 대회에서 1패씩 기록하는 수모도 당했다. 맨유는 FA컵도 64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맨유는 14년된 진기록도 이어가지 못했다. 1990년 이후 선덜랜드전 26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었지만 이날 패배로 무패기록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전문가들은 퍼거슨 감독이 은퇴하고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 체제로 변신한 맨유가 올시즌 다소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체제 변화에 따른 과도기적 상황과 마루앙 펠라이니 외에 이렇다할 영입 선수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지난시즌 우승 멤버들이 건재한데다, 모예스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점을 들어 그래도 어느 정도의 성적은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맨유(승점 34)는 EPL에서 7위에 머무르고 있다. 1위 아스널(승점 45)과의 승점차는 11점이나 된다. 사실상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4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챔피언스리그 티켓이 맨유의 현실적인 타깃이다. 맨유는 1992년 EPL로 명칭을 개정한 이후 처음으로 3위 아래로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맨유는 극심한 부진 속에 각종 불명예 기록을 세우고 있다. 에버턴에게 21년만의 홈경기 패배를 당한 맨유는 뉴캐슬에게도 41년만의 홈경기 패배를 허용했다. 스완지시티에게도 사상 처음으로 홈에서 패했다.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맨유의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도 다시 한번 고개를 떨궜다. 그는 선덜랜드전 후 "굉장히 힘든 경기였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 현재 상황을 이어가야 한다. 크게 잘못된 것은 없었다.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물론 끝난 것은 아니다. 맨유는 23일 안방에서 열리는 선덜랜드와의 리그컵 4강 2차전에서 반전을 노리고 있다. 모예스 감독은 "우리는 이날 결과에 대해 받아 들여야 한다. 아직 2차전이 남아있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한다"며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