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팀 감독이 강등권 팀을 맡는다고?
7일(한국시각) 영국 일간지 미러는 '웨스트햄 구단주가 샘 앨러다이스 감독 경질을 고려하고 있고, 챔피언십(2부 리그) 퀸즈파크레인저스(QPR)의 해리 레드냅 감독을 후임으로 낙점했다'고 보도했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지난주 경질설에 휩싸였다. 20경기를 치른 현재 웨스트햄은 3승6무11패(승점 15)를 기록, 19위에 처져있다. 정규리그 7경기 연속 무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지난 정규리그 13경기에선 단 1승 밖에 챙기지 못했다. 그러나 구단주는 앨러다이스 감독에게 부활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데이비드 골드와 데이비드 술리반은 "앨러다이스 감독은 승리에 대한 열정과 팀에 대한 헌신을 잃지 않았다"며 경질설을 일축했었다.
하지만 구단주는 또 다시 들끓기 시작했다. 웨스트햄은 5일 챔피언십(2부 리그)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FA컵 64강전에 무기력한 경기 끝에 무려 0대5로 대패했다. 곧바로 이사진이 소집됐고, 팀의 강등권 탈출 논의가 이뤄졌다. 그리고 감독 교체라는 결론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
앨러다이스 감독의 후임으로는 레드냅 감독과 터키 베식타스의 슬라벤 빌리치 감독, 최근 카디프시티에서 경질된 말키 맥카이 감독이 후보에 올라있다. 그러나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레드냅 감독은 현재 2부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내년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지난시즌 실패를 맛봤다. 마크 휴즈 감독에 이어 QPR 지휘봉을 잡은 뒤 매 경기마다 선수들 탓을 해가며 자신의 지도력 부재에 대한 것을 모면했다. 지난 시절 레드냅 감독이 강등권 팀을 잔류시키는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더라도 지난시즌은 그렇지 못했다. 이미 레드냅 효과는 떨어졌다고봐도 무방하다.
또 이미 경질의 아픔을 겪은 감독을 선임하는 것도 웃긴 장면이다. 강등권 팀을 맡겠다고 선뜻 나서는 감독이 없겠지만, 웨스트햄 수뇌부에서 내놓은 후보 감독군은 이름값이 너무 떨어진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