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로 슬림화된 K-리그 클래식 구단들이 2014시즌 준비에 돌입했다.
본격적인 훈련 뿐만 아니라 구단-선수간 연봉 협상도 시작된다. 구단은 2013시즌의 팀과 선수 개인 성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연봉 협상을 벌인다. 앞으로 두 달간 구단은 냉정해진다. 반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선수들은 연봉 인상을 원한다. 이번에는 줄다리기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꽁꽁 얼어붙은 구단 주머니 때문이다. 뉴페이스 영입은 고사하고 기존 선수들의 연봉마저도 동결 또는 삭감되는 분위기다. 그래도 희망은 존재한다. 분명 따뜻한 겨울을 맞을 선수들도 있다. 행운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가장 환한 미소는 포항 선수들이 짓고 있다. 포항은 지난시즌 '더블(한시즌 리그+FA컵 동시 우승)'을 달성했다. 성적 대비 연봉 상승은 당연한 논리다. 모기업 포스코의 지원 동결 또는 축소 분위기 속에도 구단은 출전 등급을 매겨 선수들의 연봉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높은 연봉 상승률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미드필더 황진성과 골키퍼 신화용이 꼽힌다. 이들은 지난해 초 연봉 협상 당시 한 발 물러섰다. 구단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이해했다. 다만, 포항 선수들은 기본 연봉이 높아 하락률이 큰 선수도 나타날 듯하다.
FC서울 선수들은 내심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은 ACL 준우승 상금(8억원)과 데얀 하대성 등 주축 선수들의 이적에 따른 보상금을 챙겼다. 개인 성적과 올시즌 활약 가능성을 타진해 연봉이 오를 선수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서울도 재정 한파를 빗겨나가지 못한다. 대부분의 선수 연봉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동기부여는 출전과 득점 수당 등 옵션 인상이 될 듯하다.
아쉬운 K-리그 준우승에 머문 울산은 동결 분위기다. 이 중에서도 '철퇴축구'의 시작점이었던 중앙 수비수 김치곤과 강민수가 약간의 연봉 인상을 바라보고 있다. 'K-리그 MVP' 김신욱과 이 용 등 주전멤버들은 이미 재계약이 돼 있는 상태다.
지난시즌 기대이하의 성적을 낸 전북과 수원에서는 연봉 인상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전북에선 골키퍼 최은성이 플레잉코치에 대한 부분을 인정받을 예정이다. 수원은 연봉 인상률보다 삭감률을 높여 지난해보다 선수단 연봉을 낮출 방침이다.
그룹B에 속한 팀 중에선 성남의 스트라이커 김동섭의 연봉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시즌 14골로 높은 골 결정력을 보여줬던 김동섭은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두 배로 뛴 몸값 탓에 이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적 불발시 시민구단으로 새롭게 출발한 성남이라도 김동섭의 지난시즌 활약에 걸맞는 대우를 해줘야 할 듯하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