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김동광 감독은 5일 KCC전을 마친 뒤 이동준과 차재영에 대해 "나에게 많이 혼나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경기중에도 이동준과 차재영이 김 감독으로부터 지적을 받는 장면을 TV 중계로 볼 수 있다. 그만큼 김 감독이 둘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있다는 뜻.
이동준과 차재영이 5일 KCC전에서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이동준은 혼자서 37분을 뛰면서 28득점으로 양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하면서 팀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고, 차재영은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펼치면서 11득점, 8리바운드의 맹활약을 했다. 특히 둘 다 4쿼터에서 빛이 났다.
53-58로 5점 뒤진채 시작한 4쿼터에서 이동준은 KCC의 골밑을 파고들었다. 상대 수비인 장민국과 노승준에 비해 키가 크다는 미스매치 상황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 4개의 골밑슛을 성공시켰고 3개의 자유투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며 11득점을 했다. 이동준은 "감독님께서 하프타임 때 포스트업을 하라고 지시하셨고, 상대 수비가 키가 작아 자신있었다"라고 했다.
차재영도 김 감독의 지시를 훌륭하게 수행했다. "감독님께서 따로 부르셔서 돌파를 하면 아무도 막지 못한다면서 잘하는 것을 하라고 하셨고 그래서 골밑을 많이 파고 들었다"라고 했다. 3쿼터 막판 골밑 슛을 성공시킨 뒤 착지하는 과정에서 새끼 손가락을 다쳤지만 4쿼터에 중요한 3점슛을 성공시키는 등 5득점에 2개의 리바운드를 따냈다. 특히 71-66으로 앞선 종료 3분10초전엔 흘러가는 공을 끝까지 따라가 몸을 던져 잡아내 공격권을 따내는 투혼까지 보였다. 김 감독은 "허슬플레이 하나가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동료들에게는 머리털이 서는 심리적인 자극이 된다"며 차재영의 투혼을 칭찬했다.
3쿼터까지는 KCC의 빠른 농구가 삼성을 압도하면서 쉽게 승리를 낚는 듯했다. 하지만 4쿼터 들어 삼성의 수비가 살아나고 KCC의 외곽슛이 번번이 림을 벗어나면서 삼성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KCC는 66-65로 쫓긴 종료 4분30초전 노승준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면서부터 급격하게 흔들렸고, 삼성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승기를 잡았다. 곧바로 이동준의 골밑슛과 추가 자유투로 68-66으로 역전한 삼성은 1분25초전 강병현이 3점슛으로 득점할 때까지 약 3분간 KCC를 무득점으로 막고 10점을 쏟아내 승부를 결정지었다. 4쿼터에 삼성은 3점슛만 5개 중 4개가 꽂히는 등 필드골 성공률이 77%였지만 KCC는 3점슛 7개 중 1개만 들어가는 극심한 슛 난조로 36%의 저조한 필드골 성공률을 보였다. 1분을 남기고서도 10점차를 보여 KCC는 이렇다할 작전을 구사할 수도 없었다. 전날 KGC에 아쉽게 1점차로 패했던 삼성은 KCC에 80대71의 기분좋은 역전승으로 2연패를 끊었다. 14승17패로 5위 전자랜드를 1게임차로 추격했다. 반면 KCC는 4연패에 빠지며 12승19패로 8위로 내려앉았다.
한편 모비스는 로드 벤슨(17득점-11리바운드)과 이대성(11득점) 문태영 양동근(이상 10점) 등 주전들의 고른 활약으로 전자랜드를 83대63으로 제치고 22승9패로 단독 2위가 됐다. 잠실실내=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