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컬링대표팀(경기도청)의 올림픽 메달 꿈이 점점 영글고 있다.
러시아 소치에서 사상 첫 동계올림픽 무대를 밟는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아시아태평양대회에서 3년 만에 금메달을 수확하고 자신감을 충전했다. 여자 컬링대표팀은 지난 11월 중국 상하이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 컬링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중국에 9대8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정상에 섰다. 대표팀은 6-7로 추격하던 9엔드에 1점을 내줘 벼랑 끝에 몰렸다.그러나 마지막 10엔드에서 거짓말처럼 단숨에 3점을 획득하면서 숨가쁘던 경기를 '뒤집기'로 마무리했다. 한국 여자 컬링이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2001년 전주 대회, 2010년 의성 대회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12월에는 제26회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동계유니버시아드 은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자 컬링대표팀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지금과 같은 상승세라면 첫 올림픽 출전에서 첫 메달 획득도 가능해보인다. 바람대로 된다면 한국의 동계올림픽사에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을 제외한 종목에서 나오는 첫 메달이다. 생소했던 한국 컬링이 알려진 것은 2012년 캐나다 세계선수권대회부터다. 현 대표팀은 척박한 환경속에서 4위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이후 국내빙질적응에 실패하며 대표팀에서 멀어졌던 이들은 2013년 KB금융 한국 컬링선수권대회 겸 국가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천적' 경북체육회를 10대5로 제압하고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자신들의 손으로 따낸 올림픽 출전권을 다시 손에 넣었다. 올림픽 출전이 결정된 후 신세계와 KB국민은행이 전폭적인 투자에 나서며 든든한 지원군도 얻었다.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잦은 해외전지훈련으로 지칠 법도 하지만 메달꿈 하나만 바라보고 버텼다.
의미있는 성과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초청받았던 중국 오픈에서는 '강호' 중국, 캐나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캐나다 훈련 중 참가한 초청대회에서는 세계 4위 스코틀랜드도 제압했다. 아시아태평양대회 우승을 통해 더욱 자신감을 얻었다. '기둥' 김지선은 "한국을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한국팀이 있는지도 몰랐다, 지금은 우리에 대해 알고 있다. 특히 올림픽 진출을 확정한 뒤로는 응원의 목소리도 커졌다"고 했다. 올림픽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만, 각종 대회를 통해 빙질에 적응하는 법이나 작전 구사 능력 등에 노하우가 쌓였다. 이제 진짜 무대가 눈앞이다. '맏언니' 신미성은 "어렵게 시작해 올림픽 무대에 선다. 연습때도 올림픽이라고 생각하며 신중히 하고 있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묵묵히 기적을 꿈꾸는 여자 컬링대표팀은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11월 MVP로 선정됐다. 여자 컬링대표팀은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을 받는다. 여자 컬링대표팀은 태릉선수촌에서 일정을 마친 후 5일 마무리 훈련을 위해 캐나다로 떠난다. 캐나다에서 곧바로 올림픽이 열리는 소치에 입성할 계획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