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KBS 연기대상이 막을 내렸다.
2013년 12월 3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렸던 2013 KBS 연기대상. 유난히 호평과 혹평을 오가며 롤러코스터를 탔던 KBS 드라마의 한 해를 정리하는 자리인 만큼,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던 게 사실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KBS 연예대상의 플러스, 마이너스 요소를 짚어봤다.
▶ 좋아요 : 스타의 재발견
이번 연기대상 수상 결과에 반전은 없었다. 대상을 받은 김혜수를 비롯해 '받을 만한' 스타들이 대부분 트로피를 가져갔다. 그중에서도 그동안 연기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가 부족했거나, 연기력 논란을 딛고 발전한 스타들이 대거 수상에 성공해 감동을 더했다. '최고다 이순신'으로 처음 KBS 문을 두드린 조정석(베스트커플상, 장편드라마 남자 우수연기상),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신인상을 탄 정우, 연기자 변신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연기 호평을 받아낸 황정음(네티즌상, 베스트커플상, 최우수여자연기상), '실장님 전문 배우'란 타이틀을 벗어던진 주상욱(중편드라마 남자 우수연기상)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타사 연기대상 시상식과는 달리 후보들이 전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는 점과 뜬금 없는 축하 무대 대신 깔끔한 전개를 택했다는 점도 인상 깊다.
▶ 나빠요 : 시청률 지상주의, 산만한 진행
시청률 지상주의는 꼬집을 만한 문제다. 작품성과 연기력을 떠나 시청률 높은 작품에 상을 배분하려다 보니 미니시리즈(16부작 이하), 중편(17~24부작), 장편(25부작 이상), 일일극으로 지나치게 세밀하게 시상 분야를 나눠 집중도를 떨어트렸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남녀신인상, 연작 단막극상, 베스트커플상, 장편드라마 남녀 우수연기상, 남자 최우수연기상 등 부문에 공동 수상이 난무했다는 사실은 또 하나의 아이러니다. 또한 올 한해 KBS에는 '굿닥터', '비밀' 등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비난 없이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 속에 유종의 미를 거둔 작품도 많았다. 하지만 정 반대도 있었다. 시청률이 높지만 좋은 작품으로 평가하기 힘든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이 대표적이다. 그런데도 KBS는 '짜증 유발 드라마'라는 오명까지 얻으며 막장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고 있는 '왕가네 식구들'에게 '훌륭한 작품을 썼다'는 의미를 담은 작가상을 안겼다. 시청률 지상주의를 느끼게 했던 장면. 작은 아쉬움을 남겼다.
MC 호흡 역시 좋지 않았다. 1부에선 이미숙이 엄숙한 분위기를, 2부에선 윤아가 밝고 통통튀는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윤아가 MC를 맡는다는 사실이 이미 공개돼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상황에서 2부 시작과 동시에 여자 MC를 찾아 남자 MC인 신현준과 주상욱이 여배우 사이를 헤메는 행동은 전파 낭비였다. 자신들도 "이미 윤아가 MC를 맡는다는 기사가 나가서 다 알고 있는데 우린 지금 뭐하는거냐"고 자조섞인 농담을 던졌을 정도. 이밖에 MC들의 잦은 실수와 맥이 끊기는 진행,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과도하게 소리를 지르며 환호하는 모습 등이 다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