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들의 러시가 홈런왕 레이스 판도를 뒤집을까.
무려 9명의 외국인 타자가 한국 야구에 들어온다. 2년간 없었던 외국인 타자에 대해 우려와 함께 기대도 크다.
대부분 팀 장타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거포 스타일의 타자를 데리고 왔다. 유인구를 많이 던지는 한국 스타일에 속을지는 알 수 없지만 밋밋한 변화구엔 큰 것을 날릴 수 있는 선수들이다. 타율은 낮을 수 있지만 분명 홈런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타자들은 항상 국내 홈런 타자들에겐 무서운 경쟁자였다. 2000년대 초반 우즈(두산), 호세(롯데) 등 걸출한 타자들이 한국 프로야구를 점령했었다. 우즈는 98년 외국인 선수를 도입한 첫해에 한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인 4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외국인 타자의 힘을 보였고 이후 로마이어(한화), 페르난데스(SK) 쿨바(현대) 등 좋은 타자들이 투수들을 무력화시켰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국은 걸출한 홈런타자들이 굳건히 지켰다. 이승엽이 아시아의 홈런왕으로 힘을 과시했고, 이승엽이 일본으로 진출한 이후엔 김태균(한화) 이대호(롯데) 최형우(삼성)가 홈런왕 계보를 이었다. 최근엔 새롭게 박병호(넥센)가 올해까지 2년 연속 홈런왕에 오르며 한국을 대표하는 홈런왕이 됐다. 특히 중요한 순간에 한방을 터뜨리는 클러치 능력으로 상대 투수에게 가장 위협적인 타자로 꼽히고 있다. 박병호가 3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고 SK 최 정과 삼성 최형우 등 최근 홈런 레이스에서 상위권에 올랐던 선수들도 내년엔 타이틀 획득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외국인 타자들이 새로운 복병이 됐다.
SK가 뽑은 루크 스캇(35)은 메이저리그에서 135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두산에 입단한 호르헤 칸투(31)도 메이저리그에서 104개의 홈런을 날린 강타자 출신이다. KIA 내야수 브렛 필(29)이나 NC의 에릭 테임즈(27),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32) 등도 트리플A에서는 홈런포를 터뜨린 거포 스타일이다.
한국 타자의 자존심이 지켜질까. 아니면 외국인 타자들이 타선을 점령할까. 홈런은 야구의 꽃이다. 한국과 외국인 타자의 홈런 대결은 분명 내년시즌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 들이는 관심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