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떠나면서 유망주에게 기회가 생겼다.
신시내티 레즈가 추신수가 맡았던 중견수 및 톱타자 자리에 빌리 해밀턴(23)을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시내티는 이번 오프시즌 들어 추신수와의 재계약을 우선 과제로 삼았지만, 재정적인 부담 때문에 계약 의사만 건네고 일찌감치 손을 뗐다. 한편으로는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이너리그 최고의 '발' 해밀턴이 내년 시즌 추신수가 맡았던 중견수와 1번타자 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신시내티의 월트 조키티 단장은 25일(이하 한국시각) 지역지 신시내티 인콰이어러와의 인터뷰에서 "해밀턴은 훌륭한 톱타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수비 능력도 뛰어나다. 관건은 얼마나 자주 출루하느냐인데, 올해 그랬던 것처럼 적극적인 번트를 통해 출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번트를 잘 할 수만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해밀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톱타자에게 가장 필요한 과제는 역시 출루. 신시내티는 추신수가 올시즌 4할2푼3리의 출루율로 내셔널리그 2위에 오른 것처럼, 해밀턴도 그와 비슷한 수치를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조키티 단장은 "내년 4월1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개막전 선발 타순 맨 꼭대기에 해밀턴의 이름이 올라있을 것이다. 틀림없는 우리팀의 톱타자이자 중견수다"라고 덧붙였다.
해밀턴은 올해 9월 메이저리그에 올라 13경기에 출전해 14번의 도루 시도 가운데 13개를 성공시켰다. 지난해 마이너리그에서는 무려 155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전설적인 도루왕 빈스 콜맨이 가지고 있던 마이너리그 한 시즌 최고 기록(145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해밀턴은 이달초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추신수와 함께 전시즌을 뛰지는 않았지만, 트리플A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의 플레이를 지켜봤다"면서 "그의 자리를 메운다는 것이 매우 큰 일이기는 하지만, 열심히 해서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해밀턴의 최대 무기는 역시 빠른 발이다. 역대 통산 도루왕인 리키 헨더슨 못지 않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한다는 평가. 수비 실력도 해마다 향상되고 있다. 올시즌 트리플A에서 348번의 수비를 하며 7번 실책을 범했지만, 8개의 보살과 9할8푼의 수비율을 보였다. 그러나 그가 추신수의 공백을 잘 메우려면 역시 안타를 치고 출루를 하는 것이 급선무다.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타율 2할5푼6리, 출루율 3할8리, 장타율 3할4푼리를 기록한 해밀턴으로서는 메이저리그 적응이라는 과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
지난 2009년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신시내티의 지명을 받은 해밀턴은 원래 유격수였으나, 올해 중견수로 변신했다. 신시내티가 앞으로 추신수의 빈자리를 크게 아쉬워 할지는 해밀턴의 활약에 달려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