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업이라니 기분이 묘하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후배들에게도 권해주고 싶다."
'공부하는 사격선수' 진종오(36)가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마련한 국제스포츠인재 전문과정 6개월 '열공'을 마쳤다. 수료 소감을 묻는 질문에 뿌듯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16일 오후 7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체육인재육성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수료식은 훈훈했다. 진종오를 비롯, 13명의 제1기 수료생이 탄생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체육인들이 바쁜 일상속에 서로를 격려하며 '주경야독'의 길을 이어왔다. 송강영 체육인재육성재단 이사장, 김용순 국제스포츠협력센터(ISC) 이사장, 김나미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총장 등이 그간의 노력을 치하했다. 송 이사장은 "6개월간 매주 2회 수업이 쉬운 일이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스포츠인재 전문과정을 무사히 마친 13인의 여러분이 자랑스럽다"며 "소통의 스킬, 어학능력, 리더십 등 경쟁력을 갖춘 체육인들을 찾는 조직이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국내외 스포츠 이벤트 현장, 글로벌 무대에서 1기생 여러분의 활약을 기대한다"는 말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6월17일 개강식 이후 6개월간 일주일에 2회, 주 6시간 수업을 빼놓지 않고 이수했다. 글로벌매너, 커뮤니케이션 스킬, 리더십, 전문지식 등 국제스포츠인재에게 꼭 필요한 과목들만 알차게 추렸다. 나승연 전 평창올림픽유치위원회 대변인, 하태우 지씨엠씨 대표(전 노스웨스트 한국지사장) , 김익철 하카리더십코리아 대표 등 업계 최고의 강사진이 기꺼이 조력자로 나섰다.
진종오(사격), 홍정호(핸드볼), 양영자(탁구)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들은 학구열도 금메달급이었다. 치열하게 1대1 영어회화 수업을 받아온 양영자 여자탁구 상비군 감독은 각종 주니어 대회에 통역없이 인솔자로 나섰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지도자'라는 탁구협회의 조건을 충족시켰다. 홍정호 MBC 해설위원 역시 국제대회때마다 코디네이터로 활약하는 등 교육의 효과를 입증해 보였다. 윤지섭, 김흥수 감독과 함께 2박3일간 모나코에서 열린 피스앤스포츠 국제 포럼에 참가하는 특별한 체험도 했다. 무엇보다 '레전드' 선배 선수들이 공부하는 후배 선수들의 '롤모델'이 됐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날 수료식에서 홍 해설위원은 소정호 대한체조협회 사무국장, 윤지섭 전 유도국가대표, 김흥수 스키점프 국가대표 전 감독, 김혜진씨 등과 함께 우수상을 수상했다.
1기 수료생 명단엔 런던올림픽 당시 축구선수 박종우의 '독도 사건' 공동 대리인을 맡았던 강래혁 대한체육회 법무팀장의 이름도 눈에 띄었다. 국제대회 현장을 누비는 법률 전문가로서 글로벌 매너와 문화, 소통의 스킬에 대한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대한체육회 선수권익보호팀의 유동호 주무 역시 미국 유학파 출신의 경력에 국제적인 소양과 감각을 더했다. 대한체조협회 터줏대감인 소정호 국장은 성실하고 진지한 수업 준비로 후배 체육 행정가들의 모범이 됐다. 다양한 경력을 갖춘 스포츠 인재들이 국제스포츠 인재 전문과정 1기생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됐다. 수료생들의 얼굴은 배움의 보람으로 반짝반짝 빛났다. 진종오는 "후배들에게도 운동만 할 것이 아니라, 공부를 병행하면서 멋진 인생을 설계하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웃었다. 13인의 예비 국제 스포츠 인재들이 카메라 앞에 섰다. "스포츠계의 변화, 대한민국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우리 1기생들이 잘돼야 한다"며 활짝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