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시즌2가 막을 내렸다. 지난 24일 방송된 마지막회에서 유해진, 엄태웅, 이수근, 차태현, 성시경, 김종민 등 멤버들은 아쉬움의 눈물을 보였다. 이날 방송의 시청률은 8.0%(닐슨코리아). 지난주 방송분(11.0%)에 비해 3.0% 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진짜 사나이'(17.5%)와 SBS '런닝맨'(14.4%)에 뒤진 최하위 기록. 다소 아쉬운 결과지만, 어찌됐든 공은 시즌3로 넘어갔다. 12월 1일부터는 기존 멤버인 차태현과 김종민을 비롯해 새로운 멤버인 정준영, 김주혁, 데프콘, 김준호가 출연하는 시즌3가 전파를 탈 예정이다.
지난 10월 1일 기존 멤버였던 배우 주원의 하차 소식이 전해지면서 '1박2일'의 대변신이 시작됐다. 가을 개편을 맞아 제작진이 전면 교체됐고, 유해진, 엄태웅, 이수근, 성시경의 하차가 결정됐다.
관심은 과연 어떤 멤버들이 새롭게 합류할 것인가에 쏠렸다. 다양한 후보들의 이름이 언급됐다. 장미여관의 육중완, 가수 존박, 샤이니 민호 등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하지만 '1박2일' 측이 결국 선택한 멤버는 정준영, 김주혁, 데프콘. 이 세 사람은 비교적 빠른 시간내에 합류를 결정했다.
문제는 남은 한 자리였다. '1박2일' 시즌3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1'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차태현, 김종민, 정준영, 김주혁, 데프콘. 차태현과 김종민이 시즌2의 멤버로서 풍부한 경험이 있다고는 하지만, 여섯 명 중 전문 예능인이 한 명도 없다. 야외 버라이어티의 특성상 프로그램 전체를 이끌어줄 만한 중심축이 필요했다. 시즌1에서는 강호동이, 시즌2에선 이수근이 이 역할을 했다.
결과적으로 제작진은 김준호를 택했다. 강호동보다는 이수근의 스타일에 가깝다. 재치있는 입담으로 분위기를 주도하는 재간꾼 스타일이다. 이수근과 김준호 모두 KBS '개그콘서트' 출신이란 공통점도 있다. 김준호의 예능인으로서의 능력은 '개그콘서트'를 비롯한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검증이 됐다. 하지만 야외 버라이어티인 '1박2일'에서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
'1박2일' 측이 시간에 쫓겨 김준호의 합류를 급하게 결정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시즌2의 종영이 결정된 상황에서 어떻게든지 새로운 멤버를 구해 지난 22일 첫 촬영에 돌입해야만 했다.
'1박2일' 측은 배우 이준기를 비롯해 다양한 후보군들과 접촉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바쁜 스케줄 등을 이유로 이들의 합류는 불발됐다. 여기엔 '1박2일'의 달라진 위상도 한 가지 이유가 됐다는 지적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만약 '1박2일'이 과거와 같이 20% 이상의 시청률을 올리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면 출연 제의를 받은 연예인들이 스케줄을 억지로 바꿔서라도 출연하지 않았겠느냐"며 "지금의 '1박2일'이 그렇게 해서까지 출연해야 되는 프로그램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1박2일' 시즌2 마지막회(8.0%)는 시즌1의 마지막회(24.0%)에 비해 16% 포인트나 뒤떨어진 시청률을 기록했다.
현재 '1박2일' 측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의기투합을 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1박2일'을 둘러싼 상황이나 출연진의 특성상 출연진의 능력에만 기댈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출과 스토리 메이킹 방식에서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것도 이 때문. 특히 '1박2일'이 야외 버라이어티와 관찰 예능 사이에서 어떤 줄타기를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엔 MBC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등 관찰 예능이 주말 예능의 판도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 새 옷을 입은 '1박2일'이 예능계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