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 3만개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수놓았다. 떠나는 '초롱이' 이영표(36)를 위해서다.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스위스의 친선경기 하프타임. 이영표의 은퇴식이 치러졌다. 이영표는 지난달 말 현역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PSV에인트호벤, 토트넘, 도르트문트 등을 거친 이영표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비롯해, 한국축구의 중요한 발자취를 함께 했다. A매치에도 127차례 출전했다. 말그대로 한국축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영표가 등장하자 그의 이름이 상암벌을 물들였다. 이영표가 고별인사를 하던 중 하늘에서 종이비행기가 내렸다. 종이비행기에는 그를 향한 감사의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한국축구를 지켜온 대스타에 대한 팬들의 선물이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감사패를 증정했다. 붉은악마도 이영표의 은퇴를 상징하는 '아듀 넘버12, 이영표'라는 대형 통천으로 감사의 표시를 했다. 깜짝 손님도 등장했다. 2002년 월드컵을 함께한 송종국(은퇴)과 설기현(인천)이 동료의 은퇴식을 함께 했다. 이영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에게 긴시간 해준 응원 후배에게 해주시고, K-리그, 한국 축구를 많이 사랑해주세요"라며 그라운드를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후배이자 가수로 변신한 구자명은 '질주'를 부르며 선배의 은퇴식을 빛냈다. 행복한 은퇴식이었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