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일본프로야구 정규시즌 24연승의 주인공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다나카 마사히로가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AP는 15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사무국 고위관계자의 말을 빌어 '메이저리그사무국이 일본측과 맺으려 했던 포스팅시스템 개정안을 백지화하려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다나카가 이번 오프시즌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사무국의 롭 맨프레드 운영이사는 이날 A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야구기구(NPB)가 우리가 제안한 새로운 협약에 대한 답을 시일 꽤 지났음에도 아직 보내오지 않고 있다. 새로운 제안이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맨드레드 이사는 "일본측에 이미 경고를 했다. 새 제안서를 가지고 그렇게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현장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며 미일 포스팅시스템 개정안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선수들에게 손해가 갈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지난 겨울까지 시행된 미-일간 포스팅시스템은 지난 98년 도입된 것이다. 포스팅시스템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9시즌을 채우지 못한 선수들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원할 경우 밟아야 하는 절차를 말한다. 마쓰자카, 다르빗슈 등 그동안 10여명의 일본 프로야구 출신 선수들이 기존 포스팅시스템에 따라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기존 포스팅시스템은 비공개 입찰을 통해 최고 액수를 적어낸 팀이 30일간의 독점 교섭권을 얻어 해당 선수와 계약에 합의하는 절차다. 입찰액은 그대로 해당 선수의 원소속팀이 챙기는 이적료가 되지만, 독점 교섭 기간 동안 해당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하지 못하면 모든 것은 없던 일이 되고 해당 선수는 1년 동안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사무국이 제안한 개정안은 최고 입찰액을 적어낸 팀에게 30일간의 독점 교섭권을 주되, 원소속팀이 받는 이적료는 최고 입찰액과 그 다음 높은 입찰액의 평균으로 낮추도록 돼 있다. 또 해당 선수와 계약에 이르지 못할 경우 해당 메이저리그 구단에 벌금 200만달러를 부과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해당 선수를 원하는 구단의 이적료 부담을 덜어줌과 동시에 반드시 계약에 이르도록 함으로써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자는 취지다.
맨프레드 이사는 "기존 포스팅시스템은 비공개로 입찰이 이뤄져 입찰액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게 사실이다. 입찰액이 높아지면 좋을 것이 없다. 전 세계에 걸쳐 우수한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 시장이 경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일 새로운 포스팅시스템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은 9시즌을 채우지 않는 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이럴 경우 다나카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당장에는 이룰 수 없다.
맨프레드 이사는 "우리가 일본 선수들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그것 하나라면, 메이저리그 30개팀 모두 그 결과에 따라 준비를 하고 움직일 것"이라며 NPB의 즉각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