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왕' 조용필은 K-POP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이미 30년전인 1983년 일본 15개 도시 순회 콘서트를 진행했고 1984년에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일본에서 골든디스크상을 받았다.
이후 1986년에는 일본앨범 '추억의 미아'로 외국가수로는 최초로 1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며 두번째 골든디스크상을 수상했다. 87년에는 외국인 최초로 NHK '홍백가합전'에 참여했고 이후에도 4년 연속으로 출연했다. 보아 카라 등이 출연했던 그 '홍백가합전'이 맞다.
92년에는 일본 진출 10주년 기념공연을 가졌고 98년에 10개도시 순회공연을 했다. 이미 국내 뿐 아니라 일본 현지에서도 '대형 가수'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 그가 15년만에 다시 일본 공연을 갖기 때문에 일본 팬들의 관심이 큰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조용필은 7일 일본 도쿄 국제포럼홀에서 열린 '조용필 2013 헬로 투어 인 도쿄(2013 HELLO TOUR in TOKYO)' 공연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국내에서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국내에서 TV활동을 자제하고 콘서트 위주로 활동하고부터는 국내 활동만 전념하기도 힘들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10년만에 정규 19집 앨범 '헬로'를 발표했다. 때문에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팬들에게도 소개해야하는 의무가 있었다. 조용필은 이날 공연 중 "올해 한국에서 10년 만에 '헬로'라는 앨범을 내고 투어 콘서트 중이다. 앨범은 히트를 했다.(웃음) 일본에서도 앨범이 나왔으니 많이 사서 들어 달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이어 그는 '바운스'를 부른 후에도 "이번에 한국에서 대히트한 곡이다. 정말 대히트했다.(웃음)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신 곡이다"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조용필이 '헬로' 앨범을 냈을 때 미국 빌보드지는 음반을 소개하며 '가왕이 돌아왔다(The King is Back)'는 표현을 썼다. 이들은 조용필을 '한국의 마이클 잭슨' 같은 존재라고 설명하며 "1980년대부터 한국 최고의 가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가요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고 극찬했다. 일본에서도 '바운스'가 크게 히트한 것을 보고 현지 언론들이 "조용필의 신곡이 차트 1위를 차지한건은 22년만이다"라고 '가왕의 부활'을 언급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7일 공연에서는 4000여명의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 갔다.
'가왕' 조용필, 대한민국에 이런 가수가 한명쯤 있다는 것은 꽤 행복한 일이다.
도쿄(일본)=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