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상주 상무가 K-리그 챌린지 초대 챔피언 등극을 눈 앞에 뒀다.
상주는 10일 고양과의 챌린지 32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면 조기 우승을 확정한다. 이에 앞서 9일 열리는 부천-경찰축구단전에서 경찰이 패하면 고양전 결과에 상관없이 챔피언 등극도 가능하다.
상주는 고양전 승리로 세 가지 목표 달성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챌린지 초대 우승 확정이 단연 우선순위 목표다. 상주는 한 때 챌린지 선두였던 경찰과 승점차가 9점까지 벌어졌었다. 그러나 경찰이 8월 이후 열린 14경기에서 5승에 그치며 부진한 사이 10연승을 질주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제 1승만 수확하면 드라마같은 대망의 역전 우승이 가능하다. 챌린지 초대 챔피언 타이틀에 상주의 이름을 깊게 새길 수 있다.
K-리그의 역사도 새로 쓸 태세다. 상주는 지난 2일 열린 챌린지 31라운드 부천전에서 2대1로 승리를 거두며 10연승을 달성했다. 10연승은 울산(2002년 10월~2003년 3월)과 성남(2002년 11월~2003년 4월)이 세웠던 K-리그 역대 최다연승 기록(9연승)을 넘는 한국 축구 역사의 새 기록이다. 고양전 승리로 11연승에 도전한다.
마지막은 전역을 앞둔 21명의 선수단과의 '약속 지키기'다. 김형일 김재성 백지훈 하성민 김호준 등 21명의 병장들이 11월 12일 전역한다. 상주에서 '희노애락'을 함께 한 제자들이라 박항서 상주 감독은 정이 많이 들었다. 반면 미안함도 많다. "군인이라는 신분 특성 때문에 밖에서 따로 만나 진지한 얘기를 나눌 시간이 거의 없었다. 선수들에게 그 점이 가장 미안하다." 그래서 전역 선물로 조기 우승을 약속했다. 그러나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고양전에 중앙 수비수 방대종을 제외한 전역자 20명과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우승 현장을 함께 하는 것보다 미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박 감독이 제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였다. 박 감독은 "고민을 했는데 이들이 경기에 나서지 않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 전역 선수들은 소속팀에 돌아가야 한다. 소속팀에서 다시 축구 인생을 시작해야 하니 몸 관리를 하라고 했다. 혹시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이라도 하면 안되지 않겠는가. 또 아직 소속팀을 구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팀을 알아볼 시간을 주기 위해 휴가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 수비수의 부재로 어쩔 수 없이 방대종만 고양 원정에 합류하지만 나머지 20명의 선수들은 각자 미래를 위해 '각개 전투'에 나서기로 했다.
세 가지 목표가 가시권에 있다. 전역 선수들과 함께 11연승에 우승의 기쁨을 공유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