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를 모셔라!"
최근 배우 조여정이 '이중 계약 논란'에 휩싸였다. 두 연예 기획사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다. 오는 12월 16일까지 조여정과 계약을 맺었던 한쪽은 "조여정과의 관계에 전혀 문제가 없다. 조여정은 여전히 우리 배우다. 상대가 계약이 끝나지도 않은 조여정을 상대로 이중 계약을 맺었다"는 입장. 하지만 올해 중순 조여정과 새롭게 계약을 맺은 다른 쪽에선 "해당 소속사의 대표가 이적을 제안했다. 이중 계약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지만, 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건 결국 스타 배우 조여정이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면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조여정은 연예 기획사의 입장에선 결코 포기하기 쉽지 않은 카드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가수보다 배우들의 경우가 '스타 모셔가기' 현상이 더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수들의 경우, 소속사의 브랜드나 힘 자체가 가수의 브랜드보다 중요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배우의 경우, 소속사의 역량만으로 스타덤에 오르게 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배우가 곧 브랜드이고, 배우가 곧 회사다. 그렇기 때문에 톱스타들을 데려가려는 경쟁이 더 치열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가수들의 경우, 얼굴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신인 가수라고 하더라도 대형 기획사에 소속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곤 한다. 대형 가요 기획사들은 인기 가수들을 만들어낼 만한 철저한 트레이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새 얼굴을 키워낼 만한 힘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또 "기획사들이 탐내는 배우들은 따로 있다.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유명 배우라고 해서 모두 '모셔가기'의 1순위가 되는 건 아니다"며 "배우를 통해 수익을 내야 하는 소속사들의 입장에선 '상업적인 가치'가 높은 배우들을 선호하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때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두 배우를 같은 곳에 두려고 소속사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연예인 부부인 A와 B의 케이스가 그렇다. 같은 이불을 덮는 두 사람이지만, 소속된 기획사는 달랐다. 계산기를 두드려본 양측 기획사는 "두 사람을 함께 데리고 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어느 한쪽에서 선뜻 "우리 배우 데려가세요"라고 할 리는 없을 터. 한쪽에선 우리가 이들 부부와 더 친분이 있다고 주장했고, 상대쪽에선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버텼다. 톱스타 부부를 놓고 어느 한쪽도 밀리지 않는 팽팽한 힘싸움이 벌어졌다.
연예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톱스타를 데려가기 위해 거액의 계약금을 주기도 한다. 금액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회사문을 닫을 수는 없지 않냐"며 "투자를 해야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 드라마나 영화 캐스팅, 광고 섭외 등은 소수의 톱스타들에게 몰리기 마련이다. 톱스타를 데려가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