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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뚜껑 열어보니, '삼성-현대'의 양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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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2013-2014시즌이 문을 열었다. 주말에 걸쳐 남자부 3게임이 벌어졌다. 신생팀 러시앤캐시만 게임을 하지 않았다. 1경기만 놓고 판도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첫번째 경기를 봤을 때 어느 정도 진단이 나온다. 역시 올 시즌도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다. 양강 구도다.



▶공격의 삼성화재

삼성화재는 지난 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홈개막전에서 3대2(22-25, 25-19, 23-25, 25-23, 15-12)로 승리했다.

삼성화재의 공격은 막강했다. 레오는 이날 45점을 올렸다. 공격점유율 56%에 공격성공률 63.1%에 달했다. 특히 5세트 막판에는 레오의 독무대였다. 삼성화재는 레오에게만 볼을 집중하며 팀승리를 따냈다. 2선 공격도 빛났다. 박철우가 깨어났다. 이날 박철우는 20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레오보다 높은 64.3%에 달했다. 고비마다 알토란같은 득점으로 팀에 큰 힘이 됐다. 좌우 쌍포의 공격력에 배구 현장에서는 한탄의 소리가 들려왔다. 강만수 우리카드 감독은 "역시 삼성화재더라. 올 시즌도 우승하겠더라"면서 탄식했다.

물론 약점도 있었다. 수비였다. 여오현의 현대캐피탈 이적과 석진욱의 은퇴 공백을 메우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새로 영입한 리베로 이강주는 팀에 완벽하게 스며들지 못했다. 석진욱의 역할을 해줄 고준용도 믿음이 떨어졌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이강주가 여오현과 비교되는 것에 심리적인 부담을 떨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시간이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가메즈'의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의 아가메즈는 괴물이었다. 그동안 아가메즈는 베일에 싸여있었다. 현대캐피탈은 팀 전력 노출을 막기 위해 다른 팀들과의 연습경기도 갖지 않았다. 3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아가메즈가 첫 선을 보였다. 2m7의 장신에 탄력이 넘쳤다.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았다. 서브에이스 3개 포함 24점을 올렸다. 현대캐피탈의 주된 공격 루트인 높이는 건재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7개의 블로킹을 기록했다. 특히 윤봉우가 4개를 잡아냈다. 시즌을 진행하면서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은 아가메즈와 센터들의 맹활약 덕에 우리카드를 3대0(25-19, 26-24, 25-22)으로 눌렀다.

문제도 있었다. 아가메즈는 범실을 13개나 했다. 팀 전체인 20개 가운데 65%를 차지했다. 공격성공률 역시 53.85%에 그쳤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연습할 때보다는 잘했다"면서도 "이제 첫 선을 보였으니 다른 팀들도 연구를 할 것이다. 앞으로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또 제2의 공격수가 아직 부족하다. 아가메즈 외에 다른 선수들은 아직 완벽한 모습은 아니었다. KOVO컵에서 맹활약했던 송준호는 7점에 그쳤다.

▶복병 한국전력

'만년꼴찌' 한국전력(KEPCO)이 개막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전력은 3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 LIG손해보험을 3대2(22-25, 26-24, 26-24, 16-25, 15-7)로 제쳤다. 전광인이 24점, 밀로스가 19점, 서재덕이 13점을 올렸다. 객관적인 실력에서 LIG에 밀릴 것이란 당초 예상을 보기좋게 뒤집었다. 무엇보다 상대를 괴롭히는 끈끈한 조직력이 눈부셨다. 강팀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반면 LIG는 에드가가 37점 포함, 트리플크라운을 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부진했다. 특히 서브 리시브가 불안해 세터의 토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다잡았던 삼성화재전을 놓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전반적인 전력은 안정적이었다. 기대를 모았던 우리카드는 조직력 부분에서 시간이 더 필요해 보였다.

천안=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