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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관전평] 서울 라이벌 맞아? 두산팬들 어디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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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에선 한 경기가 곧 결승전이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철저히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인정한다. 1회초 LG는 그야말로 '멘붕'이었다. 하지만 밥상을 차려주는데도 갈 길 바쁜 두산은 냉큼 먹지를 못했다. 체력 소모가 컸던 두산 입장에서는 1회초 대량득점을 했어야 했는데, 성공하지 못하면서 또 한 번 혈투를 펼쳐야 했다.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1차전 혈투의 후유증이 플레이오프 내내 영향을 미칠 게 뻔하다.

LG는 판정 복이 없었다. 1회말 이병규(7번)의 투런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고 그 기세를 이어갈 수 있는 찬스였다. 무사 1루 상황서 정성훈이 삼진을 당할 때 이진영이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완벽한 세이프였다. 하지만 2루심 문승훈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노경은이 심리적으로 매우 흔들리고 있던 순간이었다. 이어 등장한 이병규(9번)의 느린 우전안타가 이어졌다.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은 오심이었다.

일단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LG가 압도적으로 승리한 부분이 있다. 바로 팬심 맞대결이다. 가을야구에 목말라 있던 LG 팬들이 잠실벌을 점령했다. LG 응원석인 1루측 내외야는 물론이고, 두산 지역인 3루 외야까지 빨간색 막대풍선 물결이 흘러 넘쳤다. 두산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 그 빨간 물결 앞에서 휘날리는 두산의 하얀 깃발이 매우 어색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팬수와 함성 소리에서 밀린 두산 응원단은 큰 엠프 소리로 LG 응원에 맞섰다. 결국 4회초 심판에게 경고를 받는 촌극이 일어났다. 불과 하루 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두산 주장 홍성흔이 "엠프 소리가 너무 크다. 경기에 방해가 된다. 매너 있는 응원을 부탁한다"고 얘기했었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