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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PS 트라우마와 값진경험, 갈림길에 선 김현수와 민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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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현수와 민병헌. 두산의 페넌트레이스 팀타율 1위(2할8푼9리)를 이끈 주인공이다.

김현수는 3할2리, 16홈런, 90타점을 올렸다. 고질적인 왼발목 부상,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타격 메커니즘의 변화 속에서 거둔 값진 성적이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제대한 민병헌은 올해 두산의 주전 우익수 자리를 꿰찼다. 3할1푼9리로 타격 6위. 배트를 짧게 잡고 두산에서 가장 가벼운 배트를 쓰지만, 홈런도 9개나 날렸다.

스윙스피드를 극대화하면서 낳은 결과물. 그가 얼마나 예리한 타격을 했는 지 알 수 있는 대목.

그런데 준플레이오프에서 둘은 너무나 힘들었다.

김현수는 1, 2차전에서 8타수 무안타. 3차전에서 2루타를 쳐냈지만, 4차전에서는 갑작스러운 발목부상으로 교체됐다. 이 와중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기용됐던 그는 부담감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위치인 3번 타자 겸 좌익수로 이동했다. 2008년 SK와의 한국시리즈 4푼8리(21타수1안타), 2010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7타수 2안타, 1할1푼8리.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1안타, 1할1푼1리로 부진했다. 때문에 '포스트 시즌 트라우마'라는 얘기가 다시 나왔다.

사실 시즌 막판 흐트러진 타격 밸런스와 고질적인 발목부상, 그리고 익숙치 않은 4번 기용 등이 결합된 포스트 시즌 부진이다.

민병헌 역시 힘겹다. 지난해 경찰청에서 제대한 뒤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두산 엔트리에 포함됐던 민병헌이다. 당시 준비가 되지 않았던 민병헌은 8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동안 16타수 2안타. 그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직전 "포스트 시즌에는 희생이 중요하다"고 했다. 매우 좋은 마인드.

하지만 팀 플레이에 대한 의식이 너무 지나쳤다. 결국 극단적인 밀어치기를 의식하면서 타격 밸런스가 순식간에 흐트러졌다. 페넌트레이스에서 보여줬던 예리한 타격능력이 많이 무뎌졌다.

역시 심리적인 부담감이 크다.

두 선수는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또 한 차례의 기회가 왔다. 두산은 5차전 혈투 속에서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팀 타격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두 선수가 침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아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현수는 마음의 부담감을 어느 정도 덜었다. 민병헌은 5차전에서 교체로 출전, 13회 2루타를 터뜨리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포스트 시즌의 부담감은 페넌트레이스와 비교할 수 없다. 때문에 심리적은 압박감으로 인한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 포스트 시즌 트라우마가 생기는 원인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을 극복하면 더욱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가질 수 있다. 김현수와 민병헌은 그 갈림길에 서 있다. LG와의 서울 라이벌전. 극적인 반전을 이룰 수 있을 지 궁금하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