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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서 승마교실까지, "장외발매소 때문에 가족 교육비 걱정 덜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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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는 원어민교사한테 배워야 효과가 가장 크다고 한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찮아 원어민에게 영어를 배울 기회를 갖기는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안산 장외발매소의 원어민 영어교실이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 달에 교재비 5000원으로 외국인에게 영어회화를 배울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한 번 개강할 때마다 20명 정원이 금세 들어찼다. 주로 30~50대 주부들이 신청하지만, 60·70대의 만학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도 열심이다.

안산 장외발매소는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경마가 시행되지 않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문화센터로 변신해 원어민 영어교실, 승마교실, 탁구교실 다문화가정을 위한 한국어강좌, POP예쁜글씨 등 10여개의 다양하고 수준이 있는 문화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강좌 중 단연 인기는 '원어민 영어교실'. 안산 장외발매소는 지난해 2월부터 지역민을 위해 저렴한 원어민 영어 강좌를 열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장외발매소 측은 "처음에는 10여명 정도가 프로그램에 참가했으나, 인기가 많아 지금은 대기 순번을 나눠 줄 정도"라며 호응이 좋아 여름 방학 때는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말에 뭐 했냐'는 간단한 대화부터 시사 인물에 관한 토론까지 수업 주제도 다양하다. 영어교실의 유일한 남자 수강생인 김기영씨(72)는 "비싼 돈 내고 영어학원을 다녀봤지만 여기가 훨씬 싸고 수업도 알차다"며"장외발매소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지 몰랐다. 지역 시민을 대표해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안산 장외발매소의 영어강좌는 일방적인 강의 중심이 아니다. 수강생들이 원어민 강사와 일상생활의 필요한 영어를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어책을 읽고 영어독후감을 작성하거나 휴일이면 원어민 강사와 문화 답사를 하는 등 체험형 학습이 주를 이룬다.

외국인 강사들이 받는 강의료는 시간당 평균 4만 원 선. 봉사활동 개념으로 강의를 나오는 경우가 많다. 영어 강사인 로이슨씨는 "영어를 배우려는 열기가 뜨겁다"며 "새내기 주부부터 70대 어르신까지 수강생 모두 숙제를 꼬박꼬박 해온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 안산 장외발매소 정영주 지사장은 "까다롭게 선발한 외국인 강사에게 무료로 수업을 받을 수 있어 지역민들의 호응이 좋다."면서 "딱딱한 문법이나 이론보다는 재미있는 회화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다른 지역에서도 수업을 받으러 오는 수강자들도 적지 않다"고 전한다.

현재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 10개가 영어 강좌를 시행하고 있다. 수강료은 무료이거나 월 5000원 정도의 교재비만 받는다. 기초부터 원어민 회화 과정까지 차근차근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강좌가 다채롭다. 이 밖에도 30개 전국 장외발매소에서는 외국어ㆍ수학ㆍ승마 같은 기본 프로그램부터 어린이경제교실, 한문교실, 독서논술교실, 어린이 승마 등 학교에서 쉽게 배울 수 없는 강좌도 개설되어 수강생을 기다리고 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안산 장외발매소 영어 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