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하지 말고 객관적인 눈으로 봐줬으면…고급스러운 광대 되고파"
배우 겸 연극 연출가인 백원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과거 고인의 연극 사랑이 돋보인 인터뷰가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0년 경력의 베테랑 연극 배우로 뮤지컬 '점프'의 연출자로도 유명했던 백원길은 2011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연극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인터뷰에서 백원길은 "우리 연극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마치 뫼비우스 띠와 같다"며 "단가는 높아지고 관객들은 더 많은 볼거리를 원한다. 쉬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연극을 동정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봐 줬으면 좋겠다. 한 작품 보고 실망하지 말고 적어도 다섯 작품 이상을 본다면 서서히 연극의 재미가 느껴질 것이다. 연극이 사랑스러워서 못 견디게 된다면 게임 끝이다"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극반 생활을 하면서 수업이 끝나면 대학로로 출퇴근을 했다는 백원길은 "무대에 서는 것은 가슴 뛰는 일"이라며 "무대에서 내가 하는 대사에 사람들이 울고 웃고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집에서 반대가 심했지만 '연극보다 더 행복한 일을 찾으면 그 길을 가겠다'는 말을 하고 연극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인터뷰 당시는 백원길이 2011년 방영된 KBS2 드라마 '드림하이1'에서 공민철 역을 맡아 안방극장에 모습을 비추기 시작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드림하이'를 통해 드라마에 처음 도전했던 백원길은 "드라마를 해보니 드라마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매번 가슴이 뛰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싶다. 지저분하게 살고 싶지 않다. 의리 있게 살고 싶고 '고급스러운' 광대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백원길은 16일 오전 강원도 양양군 서면 남대천에서 숨을 거둔 상태로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강원도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백씨의 후배로부터 지난 15일 집을 나간 백씨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색작업을 벌이던 중 양양군 서면 남대천 상류 1m 깊이의 물속에서 빠져 숨져 있는 백씨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백원길은 약 3개월 전부터 양양에 거처를 마련하고 혼자 생활해왔으며, 주로 남대천에서 낚시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스포츠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