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 김에 리그 1위로!'
류현진의 소속팀 LA다저스의 현재 페이스는 말 그대로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이다.
얼만큼 더 진격을 해나갈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시즌 초반 내셔널리그 서부조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최하위에 처졌던 팀이라고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14일(이하 한국시각)까지 7연승의 행진에다 이번달 들어 12승을 하는동안 딱 1번밖에 패하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워싱턴과의 경기로 시작된 후반기에서 22승3패, 무려 88%의 가공할만한 승률이다.
14일 현재 이미 서부조에서 2위 애리조나에 7.5경기차로 앞서며 1위를 질주중이다.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조 1위 수성에는 큰 어려움이 없어보인다.
오히려 내친 김에 내셔널리그 1위와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까지 노려볼 기세다. 현재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15개팀 가운데 3위를 달리고 있다. 동부조의 애틀랜타가 73승47패로 선두를 달리고, 중부조의 피츠버그가 70승48패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애틀랜타와는 3.5경기차, 피츠버그와는 1.5경기차에 불과하다. 충분히 가시권에 들어와 있다. 조 1위는 포스트시즌의 첫 관문인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기 위한 필수요소다. 그런데 리그 1위가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디비전시리즈에서 승률이 가장 낮은 팀, 즉 와일드카드와 대결을 펼치기 때문이다. 조 1위 가운데 승률 2,3위팀이 또 다른 디비전시리즈를 가진다.
와일드카드는 각 조 1위 3개팀을 제외하고 리그에서 승률이 가장 좋은 2개팀이 단판 승부를 펼쳐 결정된다. 14일 현재 세인트루이스(68승50패), 추신수가 속한 신시내티(67승52패)가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1,2위를 달리고 있다.
물론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팀이 비록 승률이 낮다고 해서 결코 승리를 보장할 수는 없다. 세인트루이스와 신시내티 모두 다저스와 불과 0.5~2경기차에 불과하다. 막상막하의 실력이라는 얘기다.
그래도 리그 1위를 차지하면 일단 5전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에서 1,2,5차전을 홈구장에서 가질 수 있다. 또 디비전시리즈에서 승리를 한 후 나서는 7전4선승제의 리그챔피언십에서도 1,2,6,7차전을 홈에서 치른다. 홈에서 승률이 더 높은 다저스로선 당연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이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이는 류현진 역시 더 좋은 투구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14일까지 119경기를 치르며 73%가 넘는 리그 일정을 소화한 다저스는 앞으로 43경기가 남아 있다. 20번의 홈 경기, 그리고 23번의 원정 경기로 짜여져 있다. 10개팀과 만나야 하는데, 역시 같은 조에 속한 팀들과의 경기가 가장 많이 남아 있다. 애리조나, 샌프란시스코와 각각 7경기, 샌디에이고와 콜로라도와 각각 6경기를 치러야 한다.
리그 최하위에 그치고 있는 마이애미와도 4번을 만난다. 20일부터 마이애미와 원정 4연전을 가지는데, 첫날 류현진의 등판이 예정돼 있다. 이외에 보스턴, 필라델피아,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등과 3번씩 싸워야 한다.
잔여 경기가 가장 많은 같은 조 소속팀들과의 상대전적은 썩 좋지 못하다. 샌프란시스코와 6승6패, 애리조나에는 5승7패로 오히려 뒤진다. 샌디에이고, 콜로라도와도 6승7패씩으로 역시 약간 밀린다. 하지만 패한 경기는 다저스가 '크레이지 모드'에 접어들기 전인 시즌 초중반에 집중적으로 당한 것이다. 6월 이후 양 팀과의 최근 6경기를 살펴보면 스윕(3연승)을 한차례씩 기록하면서, 샌프란시스코에 5승1패 그리고 애리조나에 4승2패로 앞서고 있다. 부상 선수들이 라인업에 합류하면서부터는 확실히 압도하는 경기를 가진 것이다.
일단 최근 3년간을 살펴봐도 내셔널리그 1위는 최종적으로 97~102승을 거뒀다. 대략 안정권이라 할 수 있는 100승을 찍기 위해선 다저스는 남은 43경기에서 31승, 즉 72%의 승률을 올려야 하는 셈이다. 후반기 88%의 승률로 고공질주하고 있는 다저스에게 결코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다저스가 과연 100승을 찍고, 리그 1위까지 날아 오를 수 있을지는 류현진의 호투와 궤적을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