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과 페루전을 통해 드러난 홍명보호의 문제점은 명확했다. '골 결정력 부재'. 4경기에서 1골에 그쳤다.
그러나 시선을 돌려보자. 뒷문은 든든했다. 4경기에서 허용한 실점은 2골이었다. 일본전에서 2골을 허용하며 1패를 떠 안았지만 나머지 3경기에서는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홍명보호 1,2기의 수비진은 모두 합격점을 받을 만 하다. 수비진에 유럽파는 없었다. A매치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도 없었다. 젊은 K-리거와 J-리거들로 이뤄낸 값진 결과물이었다.
홍명보호 1,2기 수비진은 대부분 동색이었다. 1기에는 8명이 발탁됐다. 1기에서 김영권(23·광저우 헝다)을 제외한 7명이 2기에 그대로 승선했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소속팀의 경기 일정을 배려해 김영권을 차출하지 않았다.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의 뚝심과 선수에 대한 믿음은 그라운드에서도 나타났다. 홍 감독은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선발로 내보낸 수비진에 손을 대지 않았다. 한 번 구성된 포백 라인에 최소한 90분을 보장했다. 그만큼 홍 감독은 수비 안정화를 우선으로 내세웠고, 결과도 만족스러웠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실험을 통해 가용 자원이 많아졌다. 긍정적인 신호다. 그동안 A대표팀의 중앙 수비에는 곽태휘(32·알샤밥)와 이정수(33·알사드)가 중용됐다. 이들의 경험은 큰 무기다. 하지만 30대를 넘어선 이들만으로 브라질월드컵을 바라볼 순 없다. 젊은 피가 필요했다. 김영권 홍정호(24·제주) 황석호(24·히로시마 산프레체) 장현수(22·FC도쿄)가 홍명보호에서 중앙 수비를 책임졌다. 모두 홍 감독이 오랫동안 봐왔던 수비진들이다. 홍정호는 4경기 중 3경기를 소화하며 홍명보호 수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부상으로 런던올림픽 본선 출전이 좌절됐지만 '부상 트라우마'는 모두 잊은 모습이다. 투지가 넘쳤다. 김영권과 황석호는 각각 2경기씩, 장현수는 1경기에 출전했다. 모두 안정된 수비를 선보였다. 세대교체의 신호탄도 함께 쏘아 올려졌다. 브라질에 가기까지 남은 시간동안 홍 감독은 베테랑과 신예들의 조합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좌우측면 수비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왼쪽 측면에서는 김진수(21·알비렉스 니가타)와 김민우(23·사간도스)가, 오른 측면에서는 김창수(28·가시와 레이솔)와 이 용(27·울산)이 테스트를 받았다. 나란히 2경기씩 소화했다. 4명 모두 확신을 심어주기에는 임팩트가 부족했지만 김진수 이 용의 발견은 수확이다. 유럽파 윙백 요원으로는 윤석영(23·QPR) 박주호(26·마인츠)도 있다. 9월부터 유럽파와의 경쟁이 시작된다. 한국 축구의 고질적 문제였던 좌우 측면 수비에도 새로운 희망이 아나고 있다. 탄탄한 수비라인은 홍명호보의 무기가 됐다.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