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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롯데 야구, 엉망인 기본기부터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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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야구가 최근 고전하고 있다. 승률 5할 붕괴를 걱정할 단계까지 왔다. SK 와이번스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5위 자리까지 위협받고 있다. 4위 넥센과의 격차도 벌어져 있다. 3위 두산은 멀리 달아났다. 롯데는 지난 5년 동안 4강에 진출, 포스트시즌을 했었다.

롯데가 어려움에 처한 가장 큰 이유는 기본기가 약하기 때문이다. 롯데 타선이 홈런 같은 큰 것 한방을 잘 치지 못한다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년에 걸쳐 이대호(일본 오릭스) 홍성흔(두산)이 롯데를 떠나면서 팀 홈런은 줄 수밖에 없었다. 롯데 구단은 둘의 공백을 메울 비슷한 급의 선수를 데려오지 못했다. 대신 김승회 홍성민 등 투수를 영입했다.

박흥식 롯데 타격코치는 시즌 전 "떠난 선수들이 팀에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없는 상황에서 있는 선수들로 꾸려나가야 한다. '대포'는 없지만 '소총부대'가 집중력을 발휘하면 버틸 수도 있다"고 했다.

박 코치가 말한 소총부대의 생명은 작전 수행능력과 연타다. 작전 수행능력의 가장 대표적인 게 희생번트다. 그런데 롯데가 이번 시즌 내내 번트 때문에 고민이다. 14일 잠실 두산전에선 2회 정보명이 번트를 시도했다가 병살타로 연결돼 기회를 무산시켰다. 이번 시즌 정보명 처럼 번트 실패를 범한 롯데 타자들은 수두룩하다.

이러다보니 김시진 감독은 맘대로 번트 사인을 줄 수가 없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희생해 1루 주자를 가장 안전하게 2루로 보낼 수 있는 번트 작전을 쓰고 싶지만 망설이게 된다. 상대의 압박 수비에 롯데 타자들은 주눅들 때가 많다.

다수의 롯데 타자들은 타석에서 번트 자세가 무척 어색하다. 상대 투수의 바쁜 공에 번트를 시도하는 경우가 잦다. 전문가들은 롯데 타자들이 유독 번트 앞에서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 같다고 했다. 자신감이 떨어져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일부에선 기본기에 속하는 번트 연습을 집중력을 갖고 제대로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팀 홈런 39개로 8위인 롯데에 잦은 번트 실패는 치명적이다. 무사 1루에서 번트 작전이 실패해 1사 1루가 되는 것과 성공해 1사 2루가 되는 건 하늘과 땅 차이다. 홈런을 예전 처럼 칠 수 없는 롯데는 그 어느 때보다 잘 짜여진 팀 플레이를 해야 했다. 벤치의 구상대로 선수들이 작전을 수행해주어야 순위 경쟁을 할 수 있었다. 또 결정적인 순간에서 타자들의 집중력도 떨어졌다. 롯데의 팀 득점권 타율은 2할6푼을 밑돌고 있다. 선두 삼성의 득점권 타율은 무려 3할을 넘었다.

2013시즌 롯데 야구가 어려운 시기를 맞았을 때 마다 기본기가 무너진 모습을 보였다. 롯데의 연패에는 꼭 어이없는 수비 실책이 껴 있다. 롯데 3루수 황재균은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베이스를 비우는 어이없는 수비를 해 한 베이스를 던 내주고 말았다. 롯데는 시즌 초 7연패의 부진에 빠졌을 때도 내야 수비가 실책 도미노에 빠졌었다. 그때 유격수 신본기, 2루수 정 훈이 주전으로 발탁, 도약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시즌 전 롯데의 올해 성적을 4강권 밖으로 예상했다. 5~6위를 예상한 전문가들이 많았다. 지금 롯데의 순위가 예상대로 맞아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롯데 구단은 전문가들의 예상이 빗나가길 바랬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목표는 4강 진출이다.

롯데가 올해 '가을야구'를 노린다면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롯데의 투타 전력은 밑천을 다 드러냈다. 내실을 기해야 한다. 치열한 순위싸움은 기본에서 결과가 갈리게 돼 있다. 기본이 흔들리면 모래 위에 쌓은 승수는 금방 다 까먹게 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