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9회말 모창민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KIA를 꺾고 5연패를 탈출했다.
NC는 26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4-4로 맞선 9회말 2사 2, 3루에서 5번타자 모창민이 우측 담장을 직접 맞히는 끝내기 안타를 치면서 5대4로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NC는 최근 5연패를 탈출하며 후반기 첫 승을 수확했다.
승패의 향방을 끝까지 가늠하기 어려운 접전이었다. 기선은 NC가 먼저 잡았다. 1회말 1사 후 2번 타자 박정준이 KIA 선발 임준섭으로부터 시즌 3호 솔로홈런을 치며 1-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3회초 KIA가 NC 신인 선발 노성호를 뒤흔들며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7번 신종길의 기습번트 안타와 8번 차일목의 좌전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은 KIA는 9번 김주찬이 삼진을 당했으나 다시 1번 이용규의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김선빈이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자 노성호가 긴장감을 이기지 못했다.
노성호는 2사 1, 2루에서 보크를 범해 2사 2, 3루를 만들어준 뒤 3번 안치홍의 파울성 타구를 성급하게 잡으려다 내야 안타를 만들어주며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에 불러들이고 말았다. 안치홍이 친 타구는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힘을 잃은 채 1루쪽으로 굴러갔다. 그냥 놔뒀으면 파울라인 밖으로 벗어날 타구였으나 긴장한 노성호가 성급히 달려들어 잡으려다가 오히려 페어지역에 멈춰세웠다. 노성호는 뒤늦게 공을 잡아 몸을 던지며 홈으로 송구해 2루 주자 이용규의 추가 득점을 막으려 했으나 타이밍이 늦고 말았다.
반격을 당했지만, NC 타선은 기죽지 않았다. 이번에는 '캡틴' 이호준이 해결사로 나섰다. 1-3으로 끌려가던 5회말 2사 1, 2루에서 타석에 나온 이호준은 임준섭으로부터 역전 스리런 홈런을 뽑아내 순식간에 4-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1점차로 앞서가던 NC는 8회 1사에서 베테랑 손민한을 마무리로 올렸다. 손민한은 9회초 2사까지 4타자를 연속 범타처리하며 2006년 이후 2600여 일 만에 세이브를 추가하는 듯 했다. 하지만 반전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패색이 짙어진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KIA 선동열 감독은 대타로 최희섭을 냈다. 일발장타로 동점을 노리려는 선 감독의 전략은 기막히게 성공했다. 최희섭이 손민한으로부터 좌월 동점포를 날린 것.
하지만 KIA의 반격은 여기까지였다. 역전 점수를 내지못하고 9회말을 맞이한 KIA는 순식간에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선두타자 김종호의 몸에 맞는 볼과 권희동의 중전안타에 이어 나성범의 1루 강습 타구를 대타로 나왔다가 1루수로 기용된 최희섭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실책을 저지른 것.
NC 벤치는 무사 만루에서 대타로 이현곤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현곤이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는 바람에 2사 2, 3루가 됐다. 연장전이 예감되는 상황에서 마지막 해결사로 모창민이 위력을 발휘했다. 볼카운트 3B1S에서 유동훈의 5구째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직접 맞히는 끝내기 안타를 쳐 승리를 완성했다. 올 시즌 26호이자 통산 853호, 개인 3호 끝내기 안타였다.
이날 끝내기 안타를 친 모창민은 "스리볼에서 거를 줄 알았는데, 승부를 걸어와 직구를 노려쳤다"며 끝내기 안타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후반기 첫 승인데, 분위기를 몰아 연승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연패를 탈출한 NC 김경문 감독은 "팀이 연패에 빠져 힘든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가지고 연패를 끊으려 노력했다. 선수들 전체를 칭찬하고 싶다"고 기뻐했다. 한편, 아쉽게 승리를 내준 KIA 선동열 감독은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아쉽다"는 짧은 소감을 밝혔다.
창원=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