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연승이 끝났습니다. 어제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KIA와의 경기에서 LG는 7:4로 패배해 7연승 행진이 중단되었습니다. 선발과 불펜 가릴 것 없이 마운드가 전반적으로 흔들렸습니다.
유일한 위안이 된 것은 김선규의 호투였습니다. 5:1로 뒤진 4회초 조기 강판된 선발 류제국의 뒤를 이어 김선규는 구원 등판했습니다. 1사 2, 3루에서 투수를 교체한 것은 위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라는 의중이 반영된 기용이었습니다. 김선규는 나지완을 상대로 3루수 땅볼을 유도해 3루 주자 김주찬을 홈에서 아웃시켰고 이범호를 삼진 처리하며 승계 주자가 홈을 밟는 것을 저지했습니다. 벤치를 의중을 만족시킨 것입니다.
김선규의 호투는 6회초까지 계속되었습니다. 5회초와 6회초 2이닝 연속으로 1안타씩 허용했지만 실점은 하지 않았습니다. 7회초 2사 후 1명의 주자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왔고 후속 투수가 막지 못해 1실점했지만 3.1이닝 동안 45개를 던지며 3피안타 무사사구 3삼진으로 1실점한 투구 내용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3.1이닝은 올 시즌 들어 김선규가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이기도 합니다. 어제 등판한 5명의 LG 투수 중 가장 안정적인 투구 내용이었습니다.
김선규는 7월 23일 KIA전 9회초에 등판해 1이닝을 3명의 타자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바 있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호투한 것입니다.
올 시즌 김선규는 10경기에 등판해 승패는 없지만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닝 당 출루 허용(WHIP)도 1.0으로 낮습니다.
불펜 투수로서 김선규의 입지는 애매한 면이 있었습니다. LG의 선발 로테이션에 우규민과 신정락, 두 명의 사이드암 투수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이드암 투수가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또 다시 중간에 사이드암 투수를 올리는 기용은 벤치로서는 선뜻 하기 어려운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선규는 모처럼 주어진 기회에서 호투하며 자신의 가치를 드러냈습니다.
LG는 3.67로 팀 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 있습니다. 하지만 속을 찬찬히 뜯어보면 불안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잔류가 결정되었지만 선발 투수로서 확신을 주지 못하는 주키치와 더불어 최근에는 불펜의 정현욱, 유원상이 다소 불안합니다. 마운드에 새로운 힘을 보태는 투수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선발과 불펜에 불안 요소가 엿보이는 상황에서 김선규의 이틀 연속 호투는 LG로서는 반색할 만합니다. 김선규가 LG 마운드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