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KVA)가 김연경이 요청한 임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임태희 KVA회장은 2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지난해처럼 임시 ITC발급은 없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지난해 김연경에게 임시 ITC를 발급한 것은 당시 국제배구연맹(FIVB)의 입장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문화체육관광부 등 상급단체의 합의 사항도 있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맹활약한 선수의 해외진출을 막는 것은 능사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 이후 김연경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와 체육계가 중재에 나섰다. 이에 흥국생명은 임의탈퇴를 풀었다. KVA는 지난해 10월 22일 한 시즌 동안만 유효한 ITC를 발급했다. 이 덕분에 김연경은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뛸 수 있었다.
임시 ITC 발급 불가 방침에 대해 임 회장은 "지금은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 FIVB는 김연경을 흥국생명 선수라고 발표했다. 규정상 FIVB의 입장을 존중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흥국생명과 김연경이 조금 더 상대방의 입장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적극적인 대화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연경은 좀 더 현실적이고 책임있는 자세로 흥국생명과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한다. 정치권과 여론에 의지해서 해결하려는 것은 양측 모두에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KVA가 임시 ITC 발급 불가를 결정하면서 김연경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됐다. 이미 김연경은 하루 앞선 23일 한국배구연맹(KOVO)에 제출한 임의탈퇴 이의신청을 기각당한 바 있다. KOVO도 KVA와 같이 김연경과 흥국생명의 원만한 합의를 촉구했다.
이제 사태 해결의 공은 김연경과 흥국생명간의 합의 여부로 넘어갔다. 김연경과 흥국생명 모두 원만한 합의를 위한 출구전략을 세워야만 한다. 하지만 양측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계속 자신들의 주장만 고집하고 있다. 김연경은 자신이 자유로운 해외이적이 가능한 신분이라고 주장한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여전히 자신의 팀 소속 선수라고 말하고 있다.
만약 합의없이 법정 싸움까지 간다면 몇 년을 허송세월해야만 한다. 그 사이 김연경은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된다. 그 피해는 결국 한국 배구계 전체가 입게 된다. 이제는 양 측이 만나 그간의 오해를 풀고 양보를 통해 발전적인 결과를 도출해내야만 한다. 양 측 모두 자신들의 자존심보다 '한국 배구의 발전'이라는 더 큰 그림을 보아야 한다. 김연경의 미래는 곧 한국 배구의 미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