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뒤집을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김인완 대전 감독이 달라진 팀 분위기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최하위' 대전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울산, 전북전에서 희망의 조짐이 보였다. 비록 0대2로 패했지만 울산전에서 가능성을 보였고, 전북전에서는 1대1 무승부로 결과까지 얻었다. 특히 전북전에서는 이동국의 8경기 연속골을 막으며 자존심도 지켰다. 두 경기 모두 승리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김 감독이 추구하는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의 '생존축구'가 비로소 자리잡는 모습이다. 김 감독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19일부터 5박6일의 일정으로 광양 전지훈련을 떠났다.
분위기나 태도 면에서 만족스러운 전지훈련이었다. 김 감독은 "전반기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전술적 이해도가 높아진 모습이다. 압박과 역습 과정에서의 세밀함을 집중적으로 보완했다. 무엇보다 패배의식을 버리고 '다시 해보자'는 의욕들이 생긴 모습이다"고 했다. 데뷔하자마자 '에이스'로 떠오른 플라타가 팀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고,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전반기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터줏대감' 황진산이 살아났다. 골결정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데려온 콜롬비아 출신의 최전방 공격수도 함께 훈련하며 조직력 다지기에 성공했다. 콜롬비아 공격수는 기존 브라질 공격수 루시오와 계약 문제만 해결되면 곧바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전은 23일 목포시청과 가진 연습경기에서 3대0으로 승리하며 득점 감각과 경기 감각도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후반기 반전을 노래했다. 흔들리는 모습은 더이상 없다. '잔류'라는 목표를 위해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의 회식을 통해 팀내 기강을 흔드는 선수들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묘한 데자뷰다. 대전은 지난 시즌 개막 후 10경기에서 9패를 당했다. 당시 유상철 감독은 회식을 통해 선수단 다잡기에 성공했다. 반전에 성공한 대전은이 후 승점을 차곡차곡 더하며 결국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한 바 있다. 강도높은 훈련이 진행된 광양 전지훈련은 달라진 대전의 첫 걸음이었다. 김 감독은 "우리가 다른 팀에 앞설 수 있는 것은 정신력이다. '벌써 반이나 지났다'보다는 '아직 반이 남아있다'는 생각을 심고 있다. 다행히 선수들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며 "8월에 포항을 비롯해 강등 라이벌인 강원, 대구와의 홈경기가 있다. 이 경기는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들이다. 스플릿이 되기 전 홈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