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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태극전사, 영덕의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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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인재가 탄생했어."

유선욱 두발로 유소년스포츠클럽 감독이 환한 미소를 보였다. 동급생들보다 몸집이 훨씬 작은 3학년 선수(김민재)가 4학년 상급생들보다 투지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공을 빼앗기면 악착같이 따라붙었다. 거친 슬라이딩 태클도 마다하지 않았다.

미래의 태극전사들이 영덕의 녹색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제1회 영덕대게배 전국유소년축구대회(주최:경북 영덕군, 주관:스포츠조선, SBS ESPN, 비트윈 스포츠&엔터테인먼트)가 24일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7일간 펼쳐지는 이번 대회는 10세(초등 4학년 이하)·12세 이하(초등 6학년 이하) 각 36개팀, 총 72개팀이 참가했다. 각급별 36개팀이 9팀씩 4개조로 나뉘어 풀리그 방식으로 예선전을 치른 뒤 각 조 상위 4팀이 16강 결선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았다. 이번 대회에는 첫째 날부터 체력과 기술을 겸비한 재목들이 대거 눈에 띄였다. 이 중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선수는 '파주 조영증' 축구클럽의 조민지였다. 여자 13세 이하 대표인 조민지는 상급생 남자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도 밀리지 않는 축구 센스를 보여줬다. 특히 청주SKK와의 1차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팀의 5대0 대승을 이끌었다. 서영훈 감독은 "민지는 기술과 정신력이 남자 선수들보다 낫다"고 칭찬했다.

가장 관심있는 경기는 10세부 대구 두발로와 수지주니어의 경기였다. 수지주니어는 3000명이 활동하고 있는 빅클럽이다. 두팀의 맞대결은 수지주니어의 2대0 승리였다. 경기는 두발로가 장악했지만, 골 결정력은 수지주니어가 높았다. 이 경기를 통해 어린 선수들은 많은 것을 느꼈다. 투지와 협동심 그리고 페어플레이였다. 몸싸움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선수들이 생기면 어김없이 손을 내밀어 일으켜줬다. 축구 뿐만 아니라 인성을 강조하는 지도자들의 가르침이 그라운드에 녹아났다.

이날 어린 선수들은 뛰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한여름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얼굴에는 미소가 흘렀다. 미래의 태극마크를 꿈꾸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것이 마냥 즐거워보였다.

영덕=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