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로드리게스 대체 용병 선별 작업에 나섰다.
삼성은 영입 대상 후보군을 5명선으로 압축하고 최종 조율에 들어갔다. 삼성은 전병호 코치를 해외에 파견해 외국인 투수를 물색중이다. 4명 정도의 후보와 접촉을 했다. 하지만 영입 작업은 난항이다. 류중일 감독은 25일 NC전에 앞서 "접촉을 해봤는데 쉽지 않다고 한다. 한국에 안 오겠다고 하든가, 트레이드 머니 등 돈을 너무 많이 요구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예상대로다. 대체 용병을 구하기에는 시기적으로 불리한 시점. 트리플A 실력파 선수들은 9월 메이저리그 확대 엔트리 때 콜업의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빅리그 포기를 돈으로 보상해달라는 요구다. 시즌을 약 50경기를 남긴 상황에서 그들의 무리한 요구 조건을 무턱대고 모두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존 선수들과의 형평성과 사기 문제에 따른 팀워크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다.
삼성으로선 최후의 보루가 있다. 입단 테스트를 받기 위해 지난 19일 입국해 일주일 째 경산볼파크에 머물고 있는 시카고 컵스 출신 투수 에스말린 카리다드(30)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정통파. 빅리그 경력은 일천하다. 2008년부터 통산 31경기에서 불펜 투수로 33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3세이브, 평균자책 2.70의 기록을 남겼다. 탈삼진 26개를 잡는 동안 4사구는 10개. 이닝당 출루허용율은 1.20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선발과 불펜을 두루 경험했다. 154경기 중 55경기를 선발로 출전했다. 25승28패 5세이브에 4.33의 평균자책점. 436이닝을 던지는 동안 342개의 탈삼진에 4사구는 175개였다. 지난 2007년 일본 히로시마에서도 잠시 뛴 경력이 있다.
이틀 전 경산에서 피칭 모습을 지켜본 류중일 감독은 25일 NC와의 홈경기에 앞서 카리다드의 피칭 스타일을 묻는 질문에 "150㎞ 이상 던지는 투수"라며 파이어볼러임을 암시했다. 이어 "감독의 희망은 볼 빠르고, 제구되고, 떨어지는 변화구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이라고 웃으면서도 "그래도 로드리게스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며 희망을 이야기 했다.
일종의 보험용 카드. 삼성은 해외에서 진행중인 외국인 투수 후보들과의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 카리다드와 계약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류중일 감독은 "현재 해외에 있는 선수를 영입할 경우 뛰기까지 보름 이상 걸리지만, 이 친구(카리다드)의 경우는 수속을 빨리 할 수 있어 일주일 내에 경기에 나설 수 있다. 밖에서의 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내년 용병도 물색해야 하고 다음달 15일까지 아직 시간이 있으니 만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팔꿈치 부상으로 웨이버 공시된 로드리게스는 25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그동안 감사했다.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떠나서 미안하다. 다시 한번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 기원하겠다"는 덕담을 남기고 떠났다. 로드리게스는 26일 오전 출국할 예정이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