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슈퍼 갑의 횡포에 경종'(JYJ) vs '법률적 대응을 검토 중'(SM)
공정거래위워회(이하 공정위)가 24일 JYJ의 방송출연, 가수활동을 방해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한국대중문화예술산업총연합(이하 문산연)에 대해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0월경 JYJ가 1집 앨범을 출시하고 가수활동을 재개하려고 하자 SM과 문산연은 협의하여 업계 관련자들에게 JYJ의 방송 섭외·출연 등의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연예활동을 방해했다.
이후 JYJ는 상당한 음반판매량에도 불구하고 음악·예능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는 등 국내에서 가수로서의 활동이 제약됐다. 그리고 JYJ의 활동은 비교적 SM 등의 영향력이 적은 드라마·뮤지컬 출연, 방송광고 촬영, 태국·중국 등 해외활동 위주로 이루어졌다.
이와 관련 공정위는 SM 및 문산연에 대해 JYJ의 사업활동방해행위 금지를 지시했다. 특히 문산연에 대해서는 12개 구성 사업자단체 및 공문을 수신한 방송사 등 26개 사업자에게 시정조치를 받은 사실을 통지할 것을 명령했다.
이번 결정은 대형연예기획사가 자신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사업자 단체와 함께 자신과 분쟁중인 소속 연예인의 사업활동을 방해한 행위를 금지시킨 데에 의의가 있다. 공정위 측은 "그동안 연예산업의 불공정 계약·관행에 대해 사회적 문제제기에도 개별 연예인의 의사나 대중의 수요와 무관한 기획사 위주의 영업 형태가 여전했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연예산업 내 유사하게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 행위에 대해 경종을 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의 결정과 관련해 JYJ와 SM은 상반된 입장을 발표했다.
JYJ의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의 백창주 대표는 "이번 조사로 인해 SM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독점적이고 우월한 지위를 남용해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강요하는 행위를 수 차례 진행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다"며 "공정위의 시정명령은 현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관행적인 문화계 슈퍼 갑의 횡포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JYJ는 "공정위 결정에 감사를 드린다. 2009년부터 시작된 힘겨운 싸움 그리고 끝이 없는 사막을 걷고 있는 느낌이지만 이날 발표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것이 느껴져 큰 힘을 얻었다"며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계기로 대중들에게 공정한 무대에서 또한 형평성 있는 환경에서 연예 활동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또한 앞으로 후배들에게도 그런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SM은 "방해 행위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금번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따라서 SM은 금번 결정에 대해 법률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대응했다.
한편 공정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JYJ가 방송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당장 보기는 힘들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JYJ를 방송에 출연시키기 위한 시도가 몇차례 있었지만 최종 결정 단계에서 번번이 좌절됐다"며 "SM 소속 연예인들이 방송가에서 워낙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만큼 공정위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선뜻 JYJ의 출연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