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대성(28)에게 2013년 동아시안컵은 도약의 기회다.
태극마크를 달고 웃지 못했다. 조광래호, 최강희호에선 유럽파의 그늘에 가렸다. 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졌다.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새롭게 A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명보 감독은 첫 출항의 키로 하대성을 꼽았다. 주장 완장까지 채웠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마친 뒤 겉잡을 수 없이 흔들렸던 A대표팀은 홍명보호 출항과 하대성의 주장직 수행 속에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이제 2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호주와의 동아시안컵 첫 경기 만을 남겨두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A대표팀 뿐만 아니라 그동안 대표팀에서 속앓이를 했던 하대성 개인에게도 중요한 승부다.
하대성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공식 기자회견에서 "훈련 하는 동안 굉장히 밝은 분위기와 활력이 넘쳤다. 이전과 다르게 엄격한 규율 속에 준비가 좀 더 원활하게 잘 됐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대표팀 소집 이후 48시간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에 기대가 크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하대성은 홍명보호 중원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줬던 서울 시절의 기량이 다시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력한 파트너로 거론되는 박종우(24·부산)는 하대성을 두고 '존경하는 선수'라고 평하면서 신뢰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하대성은 "내가 내일 경기에 나설 지 아직 확실치 않다"면서 "아침 뉴스를 보고 박종우의 발언을 알게 됐다. 박종우가 갖고 있는 장점이 나와는 다르기 때문에 나 또한 박종우를 존경하고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홍명보호 첫 주장을 맡은 부분에 대해선 "소집 첫 날 홍 감독이 '최고참이 주장을 맡으면 부담이 될 것'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중간참인 저를 선택하신 듯 하다"며 "홍 감독이 어떤 부분을 보고 (나를 주장으로) 선택했는진 모르지만, 분명 기대와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본다. 앞으로 치를 3경기를 통해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암=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